이번 기수 등록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DAY

:
:
수강 신청하기
로그인

|

내 강의실

|

마이페이지

그린채널

공지사항 게시글 보기 : 번호, 제목, 조회수, 작성일 등 정보제공
1+1=∞ 커플의 힘, 부부 디자인 스토리(제이이즈워킹 장순각 ∞ 송종현 ) 조회수 18641

최근 기획 전시나 작품활동에서 여럿이서 혹은 커플을 이루어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커플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부는 단순히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결합을 떠나 서로에게 확실한 조력자이자 파트너로서 무한대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일과 가정이라는 공통 분모와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이들의 시너지는 상상 그 이상이며, 각자 디자이너이면서 ‘부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을 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더라도 날카로운 평가와 예리한 지적으로 서로의 디자인에 힘을 실어준다.
부족한 점과 넘치는 부분을 반반씩 나누어 가지거나 둘이어서 외롭지 않은 디자이너 부부들은 같은 직종에 있기 때문에 서로 잘 이해하는 반면, 그래서 더 다투기도 한다. 과연 디자이너 부부들에게 둘만의 어떤 공식이, 어떤 시스템을 통해, 어떤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만나볼 부부 디자이너들이 ‘1+1=∞’라는 공식을 풀어줄 것이다.


인테리어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장순각 교수(한양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와 그래픽디자이너 송종현 실장. 부부 디자이너 하면 이들을 떠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둘은 디자인회사 제이이즈워킹(jay is working)의 공동대표로서 공간과 시각의 절묘한 궁합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 | 박현영 기자 (hypark@jungle.co.kr), 사진ㅣ 스튜디오 salt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언어를 통해 ‘공간 속 공간’을 연출하는 인테리어디자이너로, 또한 한양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교수로 바쁜 것이 일상일 법한 장순각 교수와 그의 아내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송종현 실장은 ‘1+1=∞’라는 이번 특집기사의 기획에 아주 딱 들어맞는 부부 디자이너이다. 그래서 원고 청탁을 하기 위해 장순각 교수를 찾아 갔으나 “우리 부부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하는 것이 너무 쑥스럽지 않겠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송종현 실장과 함께 그 자리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질문에 낮은 목소리로 답하다 크게 한번씩 호탕한 웃음을 보이는 장순각 교수와 또랑또랑한 말투로 명쾌하게 답변하는 송종현 실장의 대조적인 모습만큼이나 전혀 다른 영역의 이 둘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몹시 궁금해졌다.
건축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장순각은 첫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아내 송종현을 만났다. 당시 장순각은 나이에 비해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송종현은 사회 경험이 훨씬 많았던 자신과 동년배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차이가 있었다는 것. 마치 돈만 밝히는(?) 여자라는 오해를 불렀을 만큼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이었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연은 어쩔 수 없었다.

대전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장 교수’와 프로젝트 파트너인 ‘송 실장’으로 만나 사적인 데이트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고속도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는 이 커플의 차곡차곡 쌓인 정은 순식간에 결혼으로 이어졌다.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기대했다면 다소 심심하게 들릴지 모르나 결혼과 동시에 바로 ‘여보’라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가득했던 찰떡궁합이었다.
지난 2000년 공간과 시각정보에 관한 총체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인회사로 출발한 제이이즈워킹은 장순각과 송종현이 함께 걸어온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다.(물론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아뜰리에였던 제이이즈워킹의 창립자는 송종현이다). 그들에게는 딸이 있지만 제이이즈워킹 역시 그들이 만든 합작품이며 결합의 결정체다. 누구나 가진 부족한 점과 넘치는 부분을 이 둘은 그야말로 반반씩 나누어 가진 것처럼 최고의 파트너다. 병원 인테리어디자인의 혁신적인 트렌드를 가져온 장순각의 공간에는 송종현의 그래픽이 맞춤 가구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장식적인 것을 싫어하고 기능적인 미를 추구하는 일명 장순각 스타일은 새로운 시도로 언제나 트렌드를 이끌어내며 공간마다 독특한 성격을 지닌 이중적 코드를 담아낸다.
한 영화에는 두 명의 감독이 존재할 수 없지만(옴니버스 영화를 제외하고 보통은 감독과 조감독이 있듯이) 공간과 그래픽의 대표주자가 만나 무한대 시너지를 창조한다. 이것이 이 부부가 가진 최대의 강점이자 제이이즈워킹을 찾는 클라이언트를 매료시키는 최대 무기가 된다. 그렇기에 제이이즈워킹이 순항을 거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단점도 없지 않다. 보통 한 프로젝트를 위해 3개 이상의 회사에 의뢰해야 하는 것을 제이이즈워킹을 통해 한번에 처리할 수 있지만 부부이기 때문에 설계비용에 포함해 CI나 BI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한다. 이들 부부에게는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장점이 많다. 한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작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확실한 조력자이자 동등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동갑내기 부부 디자이너 장순각, 송종현. 이해 관계를 떠나 ‘우리는 한몸이다’라는 생각에 갈등을 빚을 요인이 없다는 그들이 디자인 트렌드를 또 어떻게 선도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