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수 등록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DAY

:
:
수강 신청하기
로그인

|

내 강의실

|

마이페이지

그린채널

공지사항 게시글 보기 : 번호, 제목, 조회수, 작성일 등 정보제공
나의 책상 이야기_designer's desk & essay(현태준, 밥장, 조수정의 책상이야기) 조회수 18286

당신에게 책상은 무엇인가.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소중한지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책상일 것이다. 그 책상을 왜 구입했는지, 책상 위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지, 책상과 함께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 본다면 책상이 가지는 의미는 그 이상일 것이다. 디자이너에게 책상은 가장 미니멀한 작업실이면서 매일매일 함께하는 동반자다.
작업 구상에서부터 시작 그리고 끝맺음에 이르기까지 쉴새없이 머리와 눈 그리고 손은 책상 위에서 바삐 움직인다. 열정과 함께 수반된 고단함, 피곤함을 잊게 하는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익숙함이 내려앉은 책상.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올해도 바쁘게 움직였을 디자이너들의 제각기 다른 색을 지닌 책상을 들여다본다.

 



현태준은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수필가, 장난감 연구가이다. 지난 1994년 신식공작실을 설립한 뒤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올해만큼 바삐 활동한 때도 없었다. 봄여름을 꼬박 바쳐 헤이리에 장난감 박물관 ‘20세기 소년소녀관’을 열고,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첫 개인전 ‘국산품’ 전을 성황리에 치렀다. 이렇게 바깥 일에 매진하다 보니 그는 책상 위에서 많은 시간을 조는 일에 할애한다.
하지만 11월 말 출간된 타이페이 여행기와 내년에 출간될 도쿄 여행기로 인해 그는 요즘 책상 앞에서 더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 장난감을 후세에 남겨주는 것이 목표”라는 그의 말처럼 책상과 작업실은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장난감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지만 그의 작은 소망은 깨끗한 책상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장난감 박사’라 부를 정도로 장난감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그는 당분간 그 소망을 실현시키기 힘들 것 같다.

취재 | 서은주 기자(ejseo@jungle.co.kr)

아티스트 밥장의 책상은 오피스텔에서 지금의 집으로 옮긴지 얼추 일년이 지났다. 그 일년 동안 무식하리만치 무거운 이 책상에서 참 많이도 꼬물거렸다. 개인전도 한 차례 해치우고 각종 뜻 맞는 돈 되는 일도 여럿 하고, 그 마침표를 찍어줄 두 번째 책 도 냈다. 세상을 향해 자신이 비정규 아티스트라고 외친지 딱 일년 만이다. 그 일년간의 꼬물거림을 묵묵히 받아준 그의 책상은 지금 새로운 동반자가 생겨 다소 격양된 상태다(물론 밥장을 위한 동반자지만). 꽤 많은 돈을 주고 들인 소위 디자인 의자인데, 한번 앉아본 사람은 그 느낌을 잊지 못하고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사게 된다고 한다. 일년의 쉼표를 기점으로 한번 더 가열차게 꼬물거려 보자는 그의 다짐과 함께 새로 들인 의자 덕에 그의 책상은 앞으로 더 많은 밥을 지어야 할 듯하다.

취재 | 이동숙 기자(dslee@jungle.co.kr)

디자인소품 브랜드 공책(o-check)의 조수정 실장의 일년은 사무실 한 켠에 자리잡은 책상 위에 있다. 모니터와 키보드 사이 차곡차곡 세워놓은 메모들, 인테리어 스케치, 연필을 매끄럽게 깎아내는 연필깎이, 어디선가 데려온 스탬프, 올해 마지막 신상품 2008년 다이어리 등 그녀의 손에 닿는 곳에 불규칙적인 선을 그리며 앉아 있다. 공책과 함께한 일곱 해 동안 책상은 세월을 담은 타임캡슐로, 현재의 쓰임새 좋은 책상으로 그녀를 온 힘으로 받아내고 있다.
주변 집기들을 둘러보니 언뜻 봐도 모두 나무임을 알 수 있다. 따뜻한 햇살을 한껏 머금어 여유롭게 늘어진 나무들은 공책의 소품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우리들 생활에 그대로 스며든다. 책상 위 공책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우리들의 책상에 공책(o-check)이 있게 한 그녀의 책상이다.

취재 | 이동숙 기자(dslee@ji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