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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여행(보이는 서울,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서울) 조회수 17493

이 기획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해외여행서가 단초가 되었다. 그들은 이국의 도시에서 생활하며 공부하며 여행하며 터득한 그 도시의 삶과 디자인 이야기를 그들만의 시선으로 풀어놓고 있다. 그 책들을 통해 ‘서울’을, ‘디자인’을 주제로 ‘여행’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늘 제자리에 있어 너무나 익숙하고 별다를 것 없는 서울의 풍경을, 때로는 삐딱하게 보던 서울의 지나친 다양함을 뒤로 하고 매일 걷던 그 길을 ‘낯선’ 눈으로 걸어보기로 한다.
서울이 과연 디자인 여행을 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서울이라는 다양성의 도시를 이 짧은 지면에 모두 담을 수도 없다. 우리는 다만, 익숙한 서울을 낯선 시선으로 여행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할 뿐이다. ‘서울’을 어떻게 ‘디자인 여행’할지는 독자들의 몫이다. 따라서 이 기획은 그 여행의 출발 지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ㅣ 오창섭(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사진 ㅣ 정수현(알프레도이미지웍스)
타이틀 사진 ㅣ 스튜디오 salt
진행 ㅣ 권순주 편집장


서울풍경 1
서울! 과연 서울은 어떤 곳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서울은 4대문 내부만을 의미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울은 용산으로, 노량진으로 점점 확장되어 갔다. 물론 이러한 확장은 효율적인 식민지 지배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일본인들은 현재의 충무로와 명동 일대인 남촌에 주로 살았다. 조선총독부는 일본인들이 주로 살고 있었던 남촌을 북촌과 차별화하는 정책을 폈다. 전기 가설이나 도로 확장은 우선 남촌의 몫이었고, 문화시설 역시 남촌에 밀집되었다. 당시 조선인들이 모여 살았던 북촌은 화려한 남촌과 대비되었다. 그나마 일부 한옥들을 오늘날 북촌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그러한 차별의 결과라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해방이 되고 일본인들이 사라졌다. 그러나 곧이어 발생한 6.25전쟁으로 곳곳이 파괴되었고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전쟁이 끝나자 피난 갔던 이들이 돌아왔다. 서울로 들어온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희망을 찾아 서울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군사정권이 들어섰다. 군사정권은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화를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한 공장들은 농촌에서 젊은이들을 서울로 불러들였다. 근대사의 비극적 사건들과 산업화를 계기로 서울의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집이 모자랐고, 이는 달동네를 만들어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사실 서울 주택 문제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20, 30년대부터 서울은 이미 주택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도시형 한옥’이니, ‘부영주택’이니 하는 이름의 집들이 공급되었지만 주택난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전쟁 이후에 ‘재건주택’과 같은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사업이 이루어졌고, 근래에는 ‘주택 200만호 건설’이 추진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은 만원이다.
최근에 복원된 청계천의 경우만 하더라도 서울의 주택난을 증언하던 판잣집들로 가득했던 곳이다. 청계천변의 판잣집들은 청계천 복개와 고가도로의 건설과 함께 사라졌다. 1971년에 완공된 청계고가도로는 근대화와 발전의 아이콘이었다. 당시 정권은 발전한 서구 근대 도시들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고가도로와 주변에 솟아오르는 빌딩들을 통해 서울이, 그리고 이 나라가 발전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싶어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와는 전혀 다른 방식과 목소리로 청계천은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풍경 2
현재 나는 서울에 살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서울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서울시민’이기는 하지만 ‘서울사람’이기에는 여전히 2%가 부족한 상태인 것이다. 내가 이러한 부족함을 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태어나고 자란 곳이 서울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서울에 사는 이들 중에는 나와 같은 처지가 적지 않을 것이다. 명절 때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고속도로가 이를 잘 말해준다. 명절 때마다 그 거대한 주차장에 없다고 해서 그들이 다른 처지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아버지나, 아버지의 아버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고향이 본래 서울인 이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게 무슨 사연이든 서울은 그렇게 서로 다른 사연들을 품고 집 떠나온 이들이 모여 있는 도시이다.

내가 서울이라는 곳을 처음 경험한 것은 198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과 처음 만났다. 버스의 창을 통해 비춰진 서울의 풍경!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청계고가도로나 거대한 빌딩이 아니었다. 쭉 뻗은 길이나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자동차들 역시 나의 시선을 유혹하지 못했다.
당시 나의 시선을 한동안 부여잡은 것은 달동네였다. 물론 그때 나는 그곳에서의 힘든 일상을 목격하지는 못하였다. 단지 멀리서 산의 굴곡을 따라 집들이 빽빽이 들어선 현장을 보았을 뿐이다. 그것은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풍경이었고, 그래서 나는 신기하다는 느낌에 싸여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는 왜 늘어선 빌딩이나 고가도로에 매혹 당하지 못하고 하필 달동네에 매혹 당했던 것일까? 사실 고가도로나 빌딩은 방송이나 교과서를 통해 익히 접했던 것들로, 상상을 첨가하며 증폭시킨 나의 기대를 오히려 채워주지 못하였다. 그러나 달동네는 달랐다. 그것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상처였을 것이고, 따라서 서울 밖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곳이었다.
오늘날 그때 나의 시선을 유혹했던 달동네들은 사라지고 있다. 그에 따라 도시의 여러 아픔과 절망도 사라졌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서울에는 보이지 않는 아픔들이 자리하고 있다. 디자이너로서 서울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여행일 수만은 없다. 그 이면의 아픔과 고통의 지층을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고민을 같이 나눌 수 있을 때 그 여행은 의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여행
얼마 전 상하이를 다녀왔다. 동방명주(東方明珠)를 중심으로 황포(黃浦)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푸동(浦東)의 여러 빌딩들을 보았다. 규모와 화려함은 대단한 것이었다. 한편으로 그것들은 상하이가 발전하는 근대 도시임을 알아달라고 악악거리며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상하이 시는 스스로를 그러한 모습으로 기억되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하이에 대한 나의 기억은 그것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맞은편에 이화원을 본 따 만들었다는 예원(豫園)의 모습과 그곳에 얽힌 이야기, 어수선한 시장의 모습, 양 꼬치의 고유한 향, 거리에서 보잘 것 없는 물건들을 파는 이들의 수줍은 웃음, 아파트마다 베란다 밖으로 길게 내놓은 빨래걸이, 기이한 자전거 등이 상하이를 상하이로 기억하게 한다.

디자인을 통해 서울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자리에는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한 건물이 들어서고, 한강변에는 성냥곽 모양의 아파트들이 더 이상 들어설 수 없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으로 기준이 세워지면서 현재의 간판 역시 변화될 것 같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울의 외형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은 화려하게 포장된 그럴듯한 외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에 의해 가려진 보이지 않는 기억과 아픔 속에도 서울은 자리한다. 그 기억들을 더듬으면서 서울을 경험하는 것, 그것은 디자이너로서 서울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매력적인 코스라 할 수 있다. 보이는 것 이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을 따라가는 여행은 서울의 두께를 느끼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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