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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선물(내겐 너무 소중한 선물) 조회수 18394

누구나 선물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있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선물은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지고 있을 터. 반면 누군가에게 준 선물은 이미 내 손을 떠나버렸기에, 존재 여부는 온전히 선물을 건넨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 어쨌든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을 떠올려보자.

 

진행 | 박현영 기자 (hypark@jungle.co.kr)


경아 슈퍼, 양품점 그리고 엄마의 선물

장사를 하는 가정에서는 장사가 잘 되면 장사를 하느라, 장사가 잘 안 되면 걱정을 하느라 초등학생에게 썩은 이가 생겨나는 것이나 중학생의 가슴이 솟아나는 걸 살펴볼 여유가 없고, 아이들의 마음을 볼 시간이 없고 그 집 아이들은 스스로 커나가야 했다. 나는 여름방학이 끝나면 ET나 우뢰매를 보고 왔다는 아이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의 생일 선물은 늘 마음에 안 드는 급한 것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슈퍼마켓.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 옆 가게로 손님들이 가버리는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지금 내 생각에는 일요일이 되면 우리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쉬는 날이 당황스러우신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그곳의 이름은 ‘경아 슈퍼’이다.

슈퍼마켓 문을 밤 11시에 닫으면 아빠는 금고에 있는 돈을 세고 내일 아침 건너편 신용금고에 입금할 돈을 접어둔다. 엄마는 딸의 생일인 오늘, 그 시간에 문이 열린 몇 안 되는 곳을 다니다가 길 건너 비슷한 시간에 문을 닫는 양품점에서 선물을 사 오신다. 나는 양품점에서 나오는 엄마를 보며 ‘저기는 아닌데 저거는 정말 아닌데’ 한다.
그때부터 동네양념통닭보다 KFC를 좋아했던 나에게 상표도 없는 이상한 것을 사주면 나는 서러웠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 이 동네 너머 어디 좋은 데를 가기가 참 어려운 가정이었다.
사회에 나와서 나는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 받으며 마음에 드는 선물을 주고 받았다. 그럴 때마다 참 기뻤다. 다음에도 기대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더 자라나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은 진정 그 사람의 존재감밖에는 없다.

1989년 12월 25일
엄마가 대목의 장사를 끝내고 길 건너 양품점에서 잠든 아이들의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서 나오고 있다.

엄마가 길을 건너고 있다.
엄마가 나에게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나에게 있다.

- 정신(정경아) 수필가

혼이 담긴 테라코타 상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선물은 단연 ‘국보급’이다. 천재 조각가 권진규 선생님이 학생 때 만든 작은 테라코타 상으로, 거칠면서 용맹한 말의 머리가 한국인의 정기를 닮았다. 이 작품에 손을 대고 있으면, 선생님의 정신과 혼이 내게 닿는 것 같다. 이 대단한 물건이 어떻게 나한테 들어왔느냐, 바로 내 정신적 지주 도시마 야쓰마사 선생님께 받은 거다.

일본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한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어디론가로 떠나 내 작업을 하고 싶어했었다. 그때 어떤 분이 스페인에 계시는 서양화가 도시마 야쓰마사 선생님을 소개해주었다. 왜 그림 그리는 분을 소개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도시마 선생님을 만나러 스페인 그라나다로 갔다.
인연은 또 다른 인연을 부른다. 도시마 선생님은 무사시노 미술대학 재학시절, 조각가 권진규 선생님의 후배였던 것이다. 카리스마 짱인 도시마 선생님이 그 학교에서 가장 무서워한 유일한 사람이 한국 유학생 권진규 선생님이었다니. 도시마 선생님은 권 선생님의 학생시절 작품 2점을 소장하고 있었고, 그중 한 작품을 내게 주셨다. 진정한 아티스트였던 권 선생님의 작품을 내가 갖게 되다니. 두 분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선물을 소장하게 된 것이다.

하늘에서도 계속 그림만 그릴 것 같은 도시마 선생님은 버리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최근 나는 도시마 선생님을 다시 세상에 불러오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조만간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한국어로 출간된다. 두 분의 제자이기를 자처하는 나는 이 책을 통해 도시마 선생님을 그리고 권진규 선생님을 기억하고 알릴 것이다.

-정세영 사진가, <알바이신의 고양이들> 저자
사랑을 부른 노트 한 권

때는 2005년 가을 나는 정 선생, 박 시인과 하루가 멀다 하고 소주잔을 기울이곤 했다. 솔로 생활에 지친 나는 급기야 사내에서 내 짝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레이더에 잡힌 이는 단 한 번도 대화 나눈 적 없는 L양. 주변인을 통해 소개팅 주선을 시도했지만 당사자의 주저에 몇 번이나 고배를 마시던 나는 무대포 정신을 감행한다. 디자이너라는 특징을 잘 살려 그녀의 이름을 아로새긴 노트와 카드를 직접 만들어 소포를 보낸 것. ‘나 아무개인데 한 번 만나보자’라는 무식한 글귀와 함께…

정확히 이틀 뒤 내 책상에 자그마한 선물과 카드가 배달되었다. 감사하고, 편안한 만남이라면 괜찮다는 문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밀어붙이기 시작하였고, 그 해 겨울 크리스마스에는 내 손을 맞잡은 한 사람이 생겼다. 내 선물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었고, 그녀를 통해 나는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간다. 노트 한 권이 연결고리가 되어 많은 인연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많은 걸 얻는 게 아닐까 싶다.

올 가을 그녀는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고생할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로막지만 그녀의 꿈을, 용기를 위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축 처진 어깨에 날개를 달아줄 선물은 바로 나이기에…

- 임창순 펜타브리드 비주얼컨설팅 BU 책임디자이너
특별한 그 무엇, 대답은 예쁘고 똘똘한 카메라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는지, 예쁜 카메라를 갖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특별한 것을 갖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맞는 첫 번째 생일, 뭘 갖고 싶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내 대답은 그렇게 막연했다.
8년 전 일인데, 직장인이 되었다 해도 월급이 적었고 친구들의 절반은 백수였으니 이것저것 가릴 개재는 아니었다. 카메라를 갖고 싶다 했더니 친구들은 다들 눈을 치떴다. 지금이야 로모에서 액션샘플러에 이르는 토이카메라를 구하기 쉽지만 그때는 상황이 열악했다. 지금처럼 3, 4만원에서부터 시작하는 카메라도 많지 않았다.

고장난 레코드처럼 내가 ‘예쁜’ 카메라를 사달라고 하자, 사진 동아리를 하던 친구 S가 알아보더니 “롤라이라는 카메라가 있다”고 했다. 롤라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때 무식했던 내게 롤라이는 듣보잡이었다. S의 말이 계속될수록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생산이 중단된 모델이라 중고를 사야 하는데 그나마 독일제는 살 수 없고 싱가포르제를 사야 하며, 예산이 빠듯하니 상태 좋은 중고는 못 사고 고장이 있는 거라야 싸게 살 수 있단다. 게다가 수동카메라란다. 아시아에서 만든, 고장 난 기계식 중고카메라? FM2도 못 쓰는 내가 무슨 수로 그런 카메라를 쓴단 말인가.

항변은 길지 않았다. ‘롤라이35 싱가포르 크롬’을 보는 순간, 난 그 카메라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렌즈 캡은 필름통 뚜껑을 손봐 만들어야 했고, 무엇보다 흘러내리는 경통을 수리하든가 아니면 참고 써야 했고, 수동카메라 작동 방식에 익숙해져야 했지만, 그러고도 10만 원이 넘는 돈을 줘야 했지만 이 카메라여야 했다.
아름답게 둥글려진 타이포 R과 일일이 정성스레 설정해주어야 하는 각종 다이얼. 하지만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롤라이35의 전부는 아니었다. 롤라이35에 장착된 자이스 테사 렌즈가 잡아내는 세상의 날카로운 매력이라니. 친구들이 돈 모아 머리 맞대 찾아낸, 예쁘고 똘똘한 카메라. 봄이 오고 벚꽃 질 즈음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건 그래서다. 카메라로 세상을 보고, 렌즈 속에서 해묵은 우정을 느끼기 때문에.

-이다혜 월간 판타스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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