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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 me & 빌리 브라운 조회수 16362
프로젝트 그룹 빌리 브라운의 김수량, 목영교, 조성흠, 표기식은 대학교 때부터 같이 어울려 다니던 오랜 친구 사이다. “서로 친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가족처럼 너무 가까운 사이에요(조성흠).” 친한 친구끼리는 성격과 말투까지 닮아간다는데, 하물며 가족 같다는 이 넷은 어떻겠는가.

“우리끼리는 인정하지 않지만, 네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모아놓고 보면 한 사람의 작업물 같다는 말을 몇 번 들었어요(표기식).”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도리질을 치다가도 긴가민가해한다. “공통적으로 아날로그적인 것을 좋아해요. 클래식하면서 손맛이 살아있고, 게다가 똑 떨어지는 느낌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두 우울하다는 거(김수량).” 그리고 “분명히 주류는 아니라는 거(조성흠).”


취직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우울한 네 청춘은 졸업 후에도 한 지붕 아래서 작업실을 나눠 쓰며, 또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보며 산다. 대학교 때부터 착실히 쌓아온 커리어를 바탕으로 독립군처럼 각자 프리랜스 활동에 박차를 가하던 중, 이들은 문득 새로운 출발선에 나란히 서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마냥 허물없는 친구 사이였던 네 사람이 음악밴드 ‘쿠즈키’와 ‘체리필터’의 뮤직비디오 작업을 계기로 힘을 모았던 작년 겨울,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김수량)”를 공유하게 된 것. 혼자서도 잘하지만, 넷이 모이면 더 잘할 수 있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머물고 있는 홍대 앞 3층짜리 하얀색 건물에 새 둥지를 틀었고, ‘billy brown’이라는 멋진 이름도 지었다.


빌리 브라운의 분업 스타일은 한마디로 이합집산. 네 명 모두 다방면에서 역량이 출중하고 욕심도 많기에, 은방울 자매가 높은 음과 낮은 음을 나눠 부르는 듯 명확하게 역할을 정하지는 않고, 해당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게 ‘랜덤으로’ 파트를 맡아 진행한다. 김수량과 목영교, 조성흠과 표기식으로 이인 복식이 되어 출전하기도 하며, 물론 개인작업도 지속한다. “아무래도 개인이 프리랜스로 뛸 때보다, 빌리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달면서 일이 많아졌어요(김수량).”

일러스트, 그래픽, 영상, 세트 디자인 등 다양한 능력과 재주가 집결되었으니 맡는 일이 많아진 건 차라리 당연하다. 빌리 브라운이라는 이름으로 필드를 함께 뛰는 즐거움은 무엇보다 “잘하고 싶은 일에 퀄리티를 만족스럽게 뽑아낼 수 있다는 점(목영교)”이라고 한다. 단점이라면 의견 충돌 정도를 꼽을 수 있을까.


“우리들끼리는 독설을 퍼붓는 사이에요. 외부 사람보다 오히려 더 냉정하게 서로의 작업에 평가를 내리지요. 물론 그래서 삐치기도 하지만 매일 붙어 지내다 보니 칼로 물 벤다는 부부 싸움처럼 어쩔 수 없이 풀어지지요. 사실 서로 조심하다가 일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싸우고 터트리는 과정이 결과적으로 빌리 브라운의 작업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김수량).”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화해하면서 빌리 브라운의 네 친구들은 앞으로 같이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빌리 브라운이라는 이름은 영화 ‘버팔로99’의 남자 주인공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가수 미카의 동명 노래에서 따온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고정된 이미지를 갖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요. 우리는 계속 신나고 재미있는 일을 작당하고, 사람들도 때마다 쟤들은 대체 뭐 하는 애들인가 궁금해했으면 좋겠어요.(김수량).”

당장은 작업실 1층에 숍을 여는 일에 들떠 있다. 외국에서 구입해온 물건들과 직접 제작한 문구와 소품이 판매될 이 숍의 이름은, 네 친구들이 모여야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빌리 브라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