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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한계를 3D로 뛰어넘다, 홍경아 조회수 15293

3D 애니메이터 홍경아는 시그라프2006에 공식 초청을 받은 애니메이션 ‘쿵푸 게코(Kungfu Gecko)’를 제작한 싱가포르의 에그 스토리(Egg Story)에서 일하고 있다. 웹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아가던 그녀가 3D 애니메이터로 진로를 바꾼 것은 2D 툴로 채울 수 없는 표현의 한계를 3D로 뛰어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국내에서 시각정보디자인을 전공한 후 웹디자이너의 길을 걷던 홍경아는 디자인의 한계를 느끼면서 3D를 접하게 됐다. 2D툴 만으로는 생각했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3D 쪽을 기웃거리던 그녀는 두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방송아카데미에서 비주얼 모션 그래픽을 배우기 시작했다. 3D에 대해 알아갈수록 2D에 대한 애정은 시들해졌고, 그중에서도 평면의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느껴 벤쿠버 필름 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만만찮은 학비와 빠듯한 커리큘럼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같은 꿈을 가지고 여러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애니메이션 <냉장고 나라 코코몽>에 참여하면서 드림웍스나 픽사 같은 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우선 수많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찾아 다니며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포트폴리오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원하려는 회사의 경력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자신이 원하는 일과 얼마나 근접한지, 입사 후의 발전 가능성은 어떤지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목록을 만든 후 캐나다는 물론 영어권에 속해있는 나라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몇몇 스튜디오와 싱가포르에서 연락이 왔는데, 캐나다에서는 모두 ‘외국인’이라는 신분에 취업 비자가 해결되지 못해 입사할 수 없었다. 다행히 싱가포르로부터는 취업 비자를 무난히 받을 수 있었고, 에그 스토리(Egg Story)에 입사할 수 있었다.

고르고 골라 원하는 회사에 입사했지만 다뤄보지 않았던 카메라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고비를 맞았다. 공처럼 생긴 폭탄이 날아와 카메라 앞을 지나면 그때부터 카메라가 따라 움직이는 장면이었는데, 폭탄이 지나가는 순간이나 떨어지는 속도 등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간단한 장면이라 쉽게 생각했던 프로젝트가 시간을 끌게 되자 매일이 가시방석이었다. 다른 직원들이 꼬박꼬박 주5일제를 지킬 때 그녀는 기꺼이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카메라 애니메이션을 알아가는 재미에 피곤한 줄도 몰랐다.
올해 초 맡게 된 <내 친구 티거와 푸우(My friend tigger and pooh)> 프로젝트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캐릭터 리깅(캐릭터 몸 안에 뼈대를 만든 후 각 부위별로 컨트롤러를 만들어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작업)이 잘 되어있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 거치는 과정을 참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그 스토리에 입사하고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
홍경아는 당분간 에그 스토리에서 애니메이터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관련 교육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싱가포르에서 에그 스토리 디지털 아트 스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에그 스토리에서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픽사나 드림웍스 같은 회사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