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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넓혀가다 경계를 다층화하다, 지정우 조회수 14763
건축가 지정우는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것 자체를 자신의 목표 안에서 자신의 작업과 이론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회사는 오히려 “해외 체류 수단에 가깝다”고 언급하며 이와 별도로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조직도 갖고 있다. 어쩌면 그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로서 또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에디터 | 김유진(egkim@jungle.co.kr)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뉴욕에 위치한 도시건축회사인 EEK 아키텍츠에서 어소시에이트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공 공간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고 도시설계부터 스트리트퍼니쳐(street furniture) 스케일까지 관심이 많아 하우징, 오피스, 호텔 등 건축설계뿐 아니라 플라자나 프로메나드(promenade)같은 외부 공간 디자인을 주로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튜디오 eu 컨셉트’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실내 건축가(Interior Architect)인 아내와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부터 진행하고 있는 소규모의 스튜디오 조직이지만 네트워크를 이용해 상황에 따라 각종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실무 경력을 쌓은 후 코넬 대학원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대학에서 건축 공부를 시작할 무렵부터 타 문화권에서 좀더 넓은 시각으로 우리의 도시와 건축을 바라보며 밀도있는 공부를 할 여건을 찾아왔다.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건축의 특성상 우리의 도시와 건축을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고 싶었다.

유학 후, 현지 취업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나
그렇다. 문제는 어떤 실무를 해나갈 것인가와 같은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내외에서 개인적인 활동을 구축해나가게 된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잡지 <건축문화>의 ‘세계 속의 젊은 한국 건축가’ 기사를 기획 진행하면서 소통하게 되었던 동시대 전세계 건축인들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퍼킨스 이스트만 (Perkins Eastman) 아키텍츠에 입사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퍼킨스 이스트만은 설계 조직 구분으로 보면 대형 코퍼레이트 펌(cooperate firm)에 해당한다. 코넬 대학원에서 먼저 학업을 마치고 근무중이던 선배의 추천으로 졸업 전부터 입사가 확정되었다. 당시 911 여파로 취업이 상당히 힘들었던 시기인데, 미국인을 포함 세계 각국에서 온 코넬 대학원생 중에 가장 먼저 회사가 결정된 셈이었다.

그 곳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만 2년의 경력은 내게 실제로 지어지는 건축의 참여와 조직 내에서 개인의 한계 등 양면적인 경험을 주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나 커뮤니티 컬리지 등 지역과 밀착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단단한 실무적 배경을 구축할 수 있었으나 외국인인데다 시니어급 디자이너들에 비해 경력이 짧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한계를 많이 느꼈다. 애초 유학의 목표를 생각한다면 그다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다른 경험을 찾게 되었다.
EEK 아키텍츠로 이직한 이유는 무엇인가
‘좀더 도시적인 맥락에서 벌어지는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곳’,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곳’, ‘공공 공간에 대해서 비중 있게 다루는 곳’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EEK는 당시 라스베이거스가 엔터테인먼트 도시에서 사람이 정주하는 도심을 만들기 위해 ‘시티센터(MGM City Center)’를 수주하면서 디자이너를 뽑고 있었고 포트폴리오와 1, 2차 인터뷰를 통해 나에게 오퍼를 주었다.

업무환경은 어떠했나
EEK 아키텍츠는 좀더 어반(urban)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시 내가 관심있었던 유동적인 구조물을 이용한 광장 등을 구상하기도 했고, 다니엘 레베스킨드나 노먼 포스터 같은 개성이 다른 건축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직원 50명 정도 규모의 사무실이었기 때문에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큰 편이고, 디자이너의 역할이 틀에 박히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실무 조직을 따로 구축하며 다른 실무 방법론을 더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EEK의 프로젝트로는 원래 팀원에 속하지 않았었지만 자진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디자인을 리드했던 ‘서남해안 관광도시 마스터플랜’, 개인 조직으로 작업했던 프로젝트로는 ‘인천 청라 시티타워’와 ‘행정도시 행정블럭 마스터플랜’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 미국에서 학업과 실무를 모두 경험한 경우다. 미국에서 계속 활동하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꾸준히 참여하는 점도 궁금하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경계’에 놓여있는 것이라고 해석을 하고 그 경계를 되도록 넓히고 또 세분화하면서 더 다층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아니라 옆면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폭을 넓혀가고 다층화 시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면 앞면과 뒷면이라는 서로 다른 점이 그 속에서 일부로 작용하리라고 본다. 국외 활동과 국내 활동의 중간지점에서 활동하는 것도 그렇고, 회사생활과 가정생활 이외에 탄력적인 개인 조직활동을 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고, 전형적인 건축설계가 아닌 스트리트 퍼니쳐부터 인테리어, 건축, 도시, 랜드스케잎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확산시켜 가는 것도 경계를 넓히고 다층화 하는 과정이다.

어떤 목표가 있나. 그 관점에서는 현재 이력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지금까지의 이력은 도시건축 전문가로서의 나의 포지셔닝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계를 넓히는 작업을 구축하고 나만의 이슈로 조직화하여 실무적으로든 학문적으로든 체계화 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