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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이상의 깨달음을 얻다, 김정빈 조회수 15163

렘 쿨하스와 노먼 포스터.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건축가다. 도시 및 건축디자인을 하는 김정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네덜란드의 베를라헤 인스티튜트(The Berlage Institue)를 졸업한 뒤, 두 명의 거장 건축가 사무실 OMA와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Partners)에서 네덜란드와 영국 건축을 경험해 오고 있다. 실제 일로서 부딪히며 겪는 경험이 환상 이상의 깨달음을 준다는 김정빈은 앞으로도 목표로 삼고 있는 규모 있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도시에 관한 관심을 현실화 시켜나갈 것이다.

에디터 | 김유진(egkim@jungle.co.kr)

 

먼저 유학 국가로 네덜란드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OMA를 비롯한 네덜란드 건축 사무실에 관한 호기심이 있었다. 물론 학교 커리큘럼이 재미있어 지원했지만, 네덜란드 건축에 대한 매료도 강했다. 네덜란드 건축은 공간 자체보다는 동선에 의미를 둔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현시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네덜란드인들의 오픈마인드적 성향이 바로 네덜란드 건축을 가능하게 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네덜란드 건축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에 더욱 끌렸던 것 같다.

OMA에 지원한 계기가 특별히 있었나
10여 년 전 렘 쿨하스의 를 보면서 ‘건축가가 이런 작업도 할 수 있구나’라며 설렜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때 ‘그의 사무실에서 일을 해봤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OMA는 건축을 시작할 때부터 나의 꿈이었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입사할 때만해도 채용 인원이 많지 않았다. 졸업 전부터 일을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수십통의 이메일을 보내고, 지원서를 냈다. OMA입사에는 그 시기와 열정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프로젝트에 따라 채용인원의 기복이 심하다. 게다가 세계 각지에서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원 양식부터 창의적이어야 한다.

입사 후, 회사 적응은 어땠나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외국에서 공부를 했다고는 해도, 언어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 길들여져 있으니까. 이를테면 상사관계만 봐도, 좀더 평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어려운 점은 굳이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다른 문화지만, 결국은 한 인간으로 일을 하는 것이니까, 결국 외국이라고 해서 그리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더라.
문화 차이로 인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
쇼핑몰에 대한 작업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쇼핑몰은 2층 이상 올라가면 소용이 없다고 하더라. 두산타워나 밀리오레를 즐겨갔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게 있다고 하니 동료들이 놀라고 재미있어 했다. 고층 건물에 판매숍이 꽉 찬 건물은 본 적이 없을 테니까.

함께 일하고 싶었던 건축가와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떠한가
OMA에서는 렘 쿨하스와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예전에 품었던 환상 이상의 것들을 배운 것 같다. 건축에 대한 그의 직관이나 아이디어들이 내 머리를 ‘꽝’하고 때린 적이 몇 번 있었다. 가까이서 접했던 그런 경험이 큰 깨달음을 주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중동의 라스 알카이마(RAK) 마스터플랜, 도하 컨퍼런스홀 등과 런던의 BBC 등이다. 세계 각지의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좋은 점은 문화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동과 런던은 극과 극이다. 중동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 반면, 영국에서는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영국인과 의논해가며 이루어진다. 그런 점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몇 달 전 노먼 포스터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로 이직했다
OMA에서 2년간 일한 후 중요한 시기가 다가왔었다. OMA에 계속 남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세계를 찾으러 나갈 것인가.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내 경력과 작업들을 살펴보니 주로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었고, 그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아서, 런던에 있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가장 적합한 회사라는 판단이 들었다.

두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
사실 프로젝트마다 달라 단정해서 말하는 것은 위험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단적인 예를 들면 도시 계획을 하는데 있어 OMA는 건축적인 접근 방법, 그리고 결국 그 디자인 된 도시가 갖게 되는 의미, 큰 틀의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 포스터는 좀 더 친환경적인 이슈, 좀 더 세밀한 부분의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직한 뒤 생활은 어떠한가
OMA와 포스터는 출근시간부터 컴퓨터 프로그램, 작업스타일까지 매우 다르다. 빨리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영국에 티 문화가 있어서 오후 4시경에 동료들과 티타임을 가지는 데 그런 점도 달라진 점이다. 물론 일이 바쁠 때는 생략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건축에 있어서도 좀더 규모가 큰 작업들, 도시 쪽에 관심이 많다. 현재로서는 충실히 배우면서 하루하루 경험을 쌓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또 목표를 향해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