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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조회수 18847





봄날2는 캘리그라퍼 강병인의 펜 글씨를 바탕으로 제작된 ‘봄날’의 후속 버전이다. 콘셉트는 기존 봄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광고의 카피로 쓰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손 글씨’, ‘자소의 느낌을 다양하게 하여 디지털이 가진 느낌을 최대한 없앤 폰트’ 등 봄날이 가지고 있었던 콘셉트를 유지하되 같은 작가의 손 글씨를 어떻게 다르게 보이느냐가 관건이었다. 콘셉트 도출을 위한 여러 번의 구두 회의의 결론은, 기존 봄날이 가는 펜 글씨 느낌의 여성스럽고 따뜻한 분위기의 3월 새봄이라면, 봄날2는 남성적인 필력을 가미하고 질감을 살려 활기찬 5월의 봄 느낌을 표현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강병인의 기존에 작업 중에 봄날2에 부합할만한 시안을 우선 골라냈다. 골라낸 샘플과 봄날을 비교해보면 이러하다.

글 | 이정윤(윤디자인연구소 폰트디자이너)

서체명 봄날2(BomnalⅡ)
서체굵기 Light/ Medium/ Bold (가변)
제작기간 2009. 11~ 2010. 04
제작의도 제목용 서체, 광고카피, 북커버, 잡지 등
적정자간 5~10pt 적정행간 160% 최소사용크기 6pt
폰트제작 ㈜윤디자인연구소
디자이너 이정은

원도를 바탕으로 한 동종폰트의 분석, 굵기체계 분석 등의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봄날2의 방향이 좀 더 명확해져 갔고, 선생님께 1차 원도를 부탁 드렸다.





위의 원도 가운데 b와 c를 바탕으로 두 개의 시안작업을 했고, 그 중에 가독성과 사용 확장성 등의 이유로 c보다는 b가 좀 더 봄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판단,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안이 결정되고 선생님께 문장+낱자로 2, 3차에 걸쳐 800여자를 요청 드렸다.



한글 작업을 할 때 낱자에서 발췌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흘림의 느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문장 속에서 같은 글자라도 여러 개를 비교 선택하고 집자하는 방법을 택했다. 낱자원도는 각 자소의 모양새나 특징,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어지는 동세를 파악하기 위해 참고하거나, 문장 속 발췌와 집자로 부딪치는 최종의 한계에서 선택 사용되었다. 작업을 하면서 특히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같은 초성 ‘ㅇ’이라 하더라도 같지 않게, 같은 중성 ‘ㅏ’라 하더라고 같지 않게, 같은 종성 ‘ㄹ’이라 하더라도 같지 않게 하여 최대한 손으로 쓴 듯한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점이었다. 그 와중에 EM의 한계와 다른 글자들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어느 부분까지 취하고, 어느 부분까지를 포기하느냐가 끝까지 스스로를 고민하게 했던 부분이었다.


굵기 체계에 있어서는 기존 봄날보다는 굵기 차를 크게 하였고, 특히 B작업에 있어서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비율을 다르게 하여, 가로가 가늘고 세로가 두꺼운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손글씨 습성을 반영하였다.



피처링(Featuring) 글자 역시 효율성을 고려해 선택되었다. 윤디자인 ‘봄날’에서 처음 선보였던 피처(Feature)는 글자가 오는 위치에 따라 사용자가 다양하게 선택해서 글자를 골라 쓸 수 있도록 만든 철저히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이다. 추후 타사에서도 이 피처링 기능을 점차 접목시켰고, 봄날을 비롯한 다른 피처링이 들어간 서체를 분석해 보았을 때 피처링된 글자가 서체 자체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던지, 사용 빈도가 매우 낮은 글자 글립에 조차 피처링이 들어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조사나 어미에 주로 사용되는 빈도수가 높은 글자와 원도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글자를 64자 추려내었다.

● 64자
가걸것게고과길까껄꽃꿈나날냐는다도든들따땅때라람랴럼로를마만말며면뭘봄사서세소쇼수아앞야어에여오와요은을인일자죠차카캬타파하한할



이처럼 봄날2는 이미 포화하고 있는 손글씨 폰트 시장 속에서 어디에 차별화 포인트를 둘 것인가, 얼마나 다른 모습을 할 것인가, 어떻게 아날로그적으로 보이게 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고민한 서체이다. 봄날의 시리즈개념 서체이지만, 봄날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봄날2 역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