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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풍경을 담백하게 담아낸 나폴리의 집 조회수 14093



나폴리 산허리에 자리한 두 플랫
한 아파트 단지 내의 두 가지 유형의 집들이 나폴리 포실리포의 산허리에 파노라마처럼 위치해 있다. 두 아파트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4층은 40평 남짓한 공간으로 ㄱ자형태의 평면으로 제법 넓은 규모의 라운지 겸 다이닝룸, 서재와 침실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하여 5층은 약 21평 공간으로 ㄴ자 형태의 평면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공간 크기에서나 미적으로도 상반된 분위기의 두 공간을 작업하면서 디자이너는 상호 연관성 있는 개념을 통해 화려하진 않지만 지중해의 수려한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공간미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층의 두 개의 아파트 공간들을 재구성하면서 디자이너는 몇 가지 주안점을 두고 작업에 임한다. 우선 일부 공간의 호의적이지 않은 노출을 피하고, 구조적인 제약과 레이아웃들의 단점들을 극복함으로써 집들에게 어떤 특성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극명한 한계들은 디자이너의 재능에 따라 시각적이지만 과시적이지 않게, 지나친 강조 없는 산뜻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마치 서로 충돌하지 않은 중립적인 음영을 통해 공간의 힘은 더욱 살아나게 된 것이다.


비움을 통해 얻어진 충만함
상대적으로 5층과 두 배 규모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4층 아파트는 마치 비어있는 듯 휑한 공간색을 자아낸다. 이는 전통적인 디자인개념에서 탈피한 것으로 직접 제작된 벽체를 공간의 주축에 놓음으로써 공간의 숨통을 열어 놓는다는 개념으로 적용되고 있다. 마치 파티션 형태로 거실 진입부에 살포시 얹어진 듯 놓인 출입벽체는 형식적으로 영역을 나눈 듯해 보인다. 이어서 사선형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라운지와 다이닝 공간을 겸한 넓은 거실이 다소곳이 자리한다. 거실은 담백하리만큼 차분함을 던져주고 있으며 긴 복도를 통해 외부경관이 이어진다.


내부 공간의 품격을 결정짓는 가구와 붙박이 설치물의 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연유로 디자이너는 커다란 붙박이 책장과 벽난로를 포함시켰고 이들 모두 표백된 오크로 만들어져 있다. 4층의 마른 너도밤나무 벽장 및 냉장고, 오븐 블록(Blu140), 그리고 5층의 표백 처리된 철제 의자에 따뜻한 느낌의 패브릭을 감싼 따뜻한 의자(Pancalda)를 두었다. 부채꼴 채광창을 끼우거나 가구와 벽의 높이를 낮춤으로서 빛을 조절하고 4층의 현관과 라운지, 다이닝룸과 주방, 5층의 현관과 욕실과 같이 심하게 노출된 공간의 조명을 증가시킨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중해의 풍경을 공간에 심호흡하다
언뜻 보기에 이 두 개의 주택은 서로 상이한 공간특성을 보이지만 다양한 기능에 있어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곳 모두 집의 품격에 풍미를 더하는 박물관 같은 과다한 인테리어나 무분별의 척도를 드러내는 단독 상표 가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층과 규모를 달리하지만 재료가 가지는 솔직담백한 물성을 통일된 디자인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기에 내부공간의 표정은 검소하리만큼 차분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두 공간은 모두 주변의 빼어난 아름다움 속의 자신의 존재이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변에 의해 제약되는 것을 피하고 있다. 이 두 공간은 지중해의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이를 각각의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곳 모두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해 보이고자 한 것이다. 더군다나 지중해풍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길게 심호흡하듯이 공간 속으로 흡수하면서 한껏 여유로움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