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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십니까? 조회수 15263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1920-1993)의 영화 ‘8½(Otto e mezzo)(1963)’에서는 “My Dears... Happiness consists of being able to tell the truth without hurting anyone(친애하는 여러분… 행복은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면서 진실을 말할 수 있음에 있습니다).”라는 대사를 들을 수 있다. 창작력 마비상태에 빠진 영화감독 귀도의 환상 속에 등장하는 연설의 일부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이 대사가 한 전시의 제목으로 등장했다. ‘행복(My Dears... Happiness consists of being able to tell the truth without hurting anyone.)’이라는 긴 제목의 전시는 행복에 대해, 진실과 상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그 제목 안에는 더 많은 것이 들어있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라는 예술가들의 오랜 고민들에 대해 미적인 동시에 도덕적인 접근법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30대 작가들의 시도가 담겨있고 미술이 가진 참되고 적극적인 기능의 가능성을 재탐색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시에는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30대 작가들 5인이 참여한다.
보다 확장된 담론을 생산해내려는 실천으로서의 시각 장치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지향하는 김윤호는 판에 박힌 듯 반복되는 대도시 근교의 풍경을 통해 한국 사회의 획일성과 모순된 근대화 과정을 들춰내는 다층적인 내러티브를 선보인다. 일상에 가려진 소소한 것들을 포착해내는 그의 작업은 가려지고 은폐된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온 강석호는 주로 클로즈업된 인물의 특정한 일부를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방법적 측면을 연구해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인물 자체의 고유한 내러티브보다 회화의 순수한 표면이 부각되어 왔지만 이번에 전시되는 ‘제스처’ 연작은 지금까지 지워졌던 내러티브와 사회적 맥락을 되살린다.



회화와 영상을 오가며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방식을 실험해 온 서동욱은 종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인간의 조건, 그 태생적인 나약함에 주목한다.
불안과 불편으로 의식세계를 잠식해가는 작업을 선보인 최기창은 반복적인 일상과 그것이 간과되어온 상황을 자각하게 하며 자신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대립 속에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위치시키는 ‘자발적 단절’의 행위를 지향한다.


세상으로부터 채취한 영상과 음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을 통해 집단적이고 객관적인 것 속에 가려진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호흡을 드러내온 안정주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2채널 영상작업 ‘숭례(崇禮)’를 선보인다.

예술가들의 고민은 그들만의 행복을 탐색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한 고민, 그리고 행복을 찾게 하는 키워드이다.
전시는 몽인아트센터에서 2011년 1월 16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