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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褸) _ 비움과 충만 조회수 20080

한국의 고전 건축물은 단아하고 절제된 선의 대표적 조형물이다. 건축물의 구조와 공간은 인위적으로 지어지긴 했지만 주변 공간과 어우러져, 외부의 공간이 내부에 흐르는, 닫혔지만 열려있고, 가득하지만 비워있는 ‘비움과 충만’이라는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글 | 최은원 데스틸디자인 디자인디렉터, 조명 디자이너



이 건축물들의 처마와 마루, 기둥, 돌 등은 담백하고 소박한 선으로 이루어져 절제된 자율적 질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공간의 열림과 비움으로써 주변자연이 가득히 품에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인간은 자연과 동화되는 셈이다. 일정한 수평간격으로 반복되는 구조와 내려가는 듯 올라가는 처마의 간결하고 절제된 선들은 밑으로 살짝 오목한 형태를 가져 단지 휨으로서 도도하게 아름답고, 내려오는 듯 올라가서 사람의 정서를 편안하게 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선의 공간은 자연을 품어 충만하고 또한 아무것도 없이 모두 비우는 듯하다. 이러한 한국의 고전 건축물의 긴장감 있게 '지어진 선의 질서'를 조형화하여 빛을 투영함으로써 구조와 공간에 빛의 살아있는 생명력을 부여한다. 구조의 '선'의 형태는 빛에 의해 변화하고 정교해지며 고요히 살아 숨을 쉰다. 간결한 선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빛에 의해 극대화되고 공간에 깊은 감동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