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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편한 아날로그를 즐기는 두뇌 집단 브라질리아 프리마 조회수 23613
브라질리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저‘디자인 회사’일 뿐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기업 아이덴티티와 브랜딩, 웹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약하고 있는 전문 집단이다. 일부 아트 디렉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소매 상점의 인테리어, 영화 광고, TV와 패션 프로젝트 등의 의뢰도 들어온다고 하니 그야말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활약상만 본다면 구성원도 많을 것 같지만 겨우 6명뿐이다. 웹 디자인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세 명과 인테리어 디자이너 한 명을 제외하고 그나마 두 명은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이다. 인원이 적어 힘든 부분이 없냐고 물으니 디자이너 켈리아는 “작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젝트에 반영하기만 하면 되는데 어려울 것이 있겠냐”며 그저 일을 즐길 뿐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회사 설립 배경도 재미있다. 회사를 만드는 이유나 방향성 등은 미리 세워두지도 않은 채 무작정 정보를 긁어 모아 일을 시작했다. 작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 밖에 없었으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즈니스에 대해 배워나가기 시작했고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내부 규칙을 만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몇몇 클라이언트가 만들어져 정신이 없어지더니 함께 모여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그러자 모두가 ‘우리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구나’공감하기 시작했다. 켈리아는“이렇게 산만했던 회사가 자리 잡히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며“(그러다 보니) 압박적으로 큰 계약들을 성사시키면서 수많은 시간 동안 일해야 했지만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전한다. 그들 특유의‘산만함’은 회사 웹 사이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단다.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 브라질리아 웹 사이트를 만들기 전에 일단 어떤 형태로 그려지게 될지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당연히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사이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지 공유했다. 그때는 인턴도 없던 때여서 네 명이 의견 교환을 했는데 심미적인 부분에서는 비교적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지만 세부적인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작은 것이라 해도 해결될 때까지 토론을 했다. 체계적인 방법은 아니었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의 웹 사이트는 네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고 또 그들의 다른 프로젝트에서 나타나고 있는 단순한 인터페이스, 친근한 내비게이션과 구성요소들을 패러다임화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인원이 적은 만큼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보통은 구성원 모두가 처음 기획 단계부터 참여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 교환 단계로, 그들은 최대한의 조건이 만족된 상태에서 아이디어를 분석하고 교환하는 작업을 한다. 프로젝트에 브라질리아만의 디자인 색깔을 집어넣기 보다는 매 프로젝트마다‘저마다 다른 무대 위에서 공연한다’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리아는 비교적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2년 동안 중기업에서 대기업, 호텔 경영, 엔터테인먼트, 로펌, 방송, 패션 디자이너와 분류할 수 없는 다양한 벤처 기업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데에 시간을 쏟았던 것. 최근에는 아트 디자인 작업도 시작해 컴퓨터 프린팅에서 사진 작업, 뉴 미디어를 포함한 새로운 수준을 선보이고 있어 그래픽 디자인 영역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단다.
브라질리아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디자인 과정을 통해 그들의 이상과 비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그러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처음 단계부터 프로젝트의 한 조각을 만들어낼 때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그들은 클라이언트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프로젝트가 최고가 아니겠냐고 말한다. 어느 시점에 있든‘완벽한 프로젝트란 없다’는 것. 그저 매 순간에 새로운 클라이언트 혹은 제작사 스스로 전율을 느낄만한 디자인의 새로운 영역, 새로운 시도를 만들어갈 뿐이란다. 그런 생각은 그들의 첫 프로젝트였던 브라질리아의 웹 사이트의 작업을 할 때처럼 모든 것을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같으며 브라질리아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상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리아의 능력과 클라이언트의 기대감을 균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했던 켈리아는“단지 매일매일이 새로운 브랜드 데이(Brand Day)인 만큼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브라질리아의 엔진을 가동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브라질리아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의지도 남다르다. 표면적인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그런 지식이 스스로 일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땅 위에 자신의 발로 스스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이 분야에서 일한다면 당연히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것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스타일과 방법으로 그 요구들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단다. 그것과 관련해 브라질리아는 프로페셔널한 개인적인 학습과 경험에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www.dontclick.it, 본지 2005년 11월 프로젝트 해외)를 추천했다. 이 사이트는 URL 자체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웹 내비게이션을 위한 새로운 언어라고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켈리아는“우리가 주로 만나는 대부분의 웹 페이지는 새로운 인터랙티브 내비게이션과 인터페이스 시스템 때문에 서핑에 있어 혼란스럽고 복잡한 경향이 있는데, 이 사이트는 색다른 측면을 보여준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언젠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보고 싶은 만큼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브라질리아는 한국에 대해서는 디자이너들 보다는 김기덕이라는 영화 제작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중국, 일본과 비교해서 한국은 흥미로운 유산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유명한 일본의 Ken Miki & Associates(www.ken-miki.net)를 좋아해서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하는 그들은“아시아의 작품들은 이미지나 관점 등 저마다 다른 부분을 찾아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놀랍다”고 평가한다. 브라질리아나 자국 내에서 선보이는 디자인과는 다른 부분이다 보니 작업할 때 새로운 영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브라질리아의 구성원들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주변 곳곳에서 얻는다. 아이디어를 찾는다는 자체가 하나의 인터랙션인 만큼 구성원들끼리 서로의 모습에서 찾기도 하고 세계적인 영역에서 얻기도 한다. 그렇지만 가장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는 문학 작품에서, 영화에서, 사진에서, 도시 풍경에서, 날씨에서, 사랑을 느끼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얻는 느낌들이다. ‘관찰하는 것이 모든 일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는 그들이지만 억지로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찾으려고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난 시간의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세계 정복하기’,‘ 터널 뚫기’,‘ 은행 털기’등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괴짜같으면서도 이렇게 진지한 부분도 갖고 있는 것이 브라질리아의 진정한 매력이다.
브라질리아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진 조건들을 최대한 단순하게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클라이언트를 돕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핵심인 만큼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지거나 특정 관계가 맺어질 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꿰뚫어보는 안목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브라질리아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들의 진정한 강점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것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일러스트레이션과 풍부한 비주얼이 장점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평범하고 그저 브라질리아 프리마는 매일 더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부분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더 나은 디자이너가 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죠. 우리는 다른 관점을 가진 네 명의 사람이고, 우리 서로에게 다양한 감각을 주는 그러한 관점들이 다른 디자인 회사와 우리를 구별할 수 있는 경쟁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