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미술사 그리고 취약한 인간 본연의 정체성, 제시 달링의 ‘The Ballad of Saint Jerome’ | 조회수 | 19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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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에서 열린 제시 달링(Jesse Darling) 특별전. 런던과 베를린에서 주로 활동하는 주목받는 젊은 유럽 현대미술 작가 달링의 작품은 인간의 한계와 장애를 통해 인간 본연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신학과 미술사와 결합한 인체의 취약을 모티브로 삼고 특히 사회 및 정치적 힘에 의해 제약받는 인간의 삶에 대한 저항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설치미술 자체를 ‘임의적이고 폭력적인 동화’에 대한 변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진 유럽 작가의 흥미로운 작품 세계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테이트 브리튼에서 열린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The Ballad of Saint Jerome’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성 제롬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성경을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한 성인 성 제롬을 떠올리면 일반적으로 한 손에는 성경을, 또 다른 한 손으로는 해골을 짚고 있는 유명한 작품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달링의 작품세계에서 그려지는 성 제롬과 사자의 우화는 종교를 뛰어넘어 장애, 인간관계, 신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복잡한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다.
(오른쪽)Icarus does the most(temporary relief), 2018
현대미술이 정치적 영향에 파괴되고 있다고 냉소적으로 말하는 달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예술 속에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가치로움이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작품을 통해서 그 힘에 대해 비뚤어져가는 예술과 격차, 인간의 모습, 저항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싶다고 한다. 동시에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그러한 사회적 결함도 언젠가는 끊어져내질 것이라는 기대도 한다는 달링.
글_ 우예슬 뉴욕통신원(wys0603@gmail.com) 원문 : https://www.jungle.co.kr/magazine/20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