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역사를 쓴 특별한 방식 | 조회수 | 20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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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의자를 만드는 방법 하면 대게는 나무를 자르거나 깎거나 붙이는 방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무를 구부려 부드러운 곡선으로 의자를 만들 수도 있다. 나무를 구부려 의자를 만드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 잘 상상이 가지 않지만, 이미 우리는 수없이 그 의자를 접해왔다. 유럽의 노천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보아왔던 바로 그 의자들이다. ‘체어 14’. 유럽의 카페에서 많이 보았던 디자인이다.(사진제공: 플롯)
‘유럽 노천카페의 아이콘’이 된 ‘체어 14’는 나무를 구부려 만드는 벤트우드(Bentwood)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체코의 가구회사 톤(TON)의 시작에 바로 이 기법이 있었다. 톤(TON)은 나무를 구부리는 벤트우드 기법을 통해 부드럽게 휜 나무 곡선을 가진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고, 유럽 가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나무를 구부려 만드는 벤트우드 기법
미하일 토넷은 ‘체어 14’의 본격적인 생산을 위해 1861년 체코 바이스티시체 포드 호스티넴 지역(Bystřice pod Hostýnem)에 공장을 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딴 ‘게브뤼더 토넷'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벤트우드 기법에 적합한 비치 나무 숲에 둘러싸인 지역으로, 안정적인 재료 확보, 운송비,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게브뤼더 토넷에서 1876년 최초로 선보인 ‘체어 18’(사진제공: 플롯)
대량생산으로 대중에게 확산된 가구
‘체어 14’는 출시 이래 최소 8천만 개 이상 판매되며 여전히 톤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공장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체어 14’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어 002’가 출시되기도 했다.
역사를 이어온 정신과 노하우
오랜 시간 동안 미하엘 토넷의 가구를 생산하는 회사는 여러 갈래로 나뉘었지만 그가 처음 세운 바이스티시체 포드 호스티넴 공장은 그의 오리지널 벤트우드 가구를 꾸준히 생산해 지금까지도 그 정신과 노하우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톤의 의자들은 같은 공간에서 여전히 그 방식 그대로 제작되고 있다.
제작 과정
목재 건조(Timber drying and rods)
고온 고압으로 비치 목재를 찌는 과정과 벤딩 프로세스(사진제공: 플롯)
나무 찌기(Steaming in the kiln)
벤딩 프로세스(Bending Process)
스태이닝과 숙련된 장인에 의한 조립과정(사진제공: 플롯)
스태이닝(Staning)
파이널리제이션(Finalisation)
피니시(Finish)
업홀스터리(Upholstery)
테스팅(Testing)
의자의 역사를 새로 쓴 벤트우드 기법 ‘체어 30’으로 알려진 ‘체어 9’. 전형적인 의자의 형태를 벗어난 디자인으로 톤의 클래식 중 가장 전설적인 의자로 꼽힌다.(사진제공: 플롯)
‘체어&암체어 811’(사진제공: 플롯)
1903년에 탄생한 ‘체어 9’은 전형적인 의자의 형태를 벗어난 디자인으로 톤의 클래식 중 가장 전설적인 의자로 꼽히는데, 현재는 ‘체어 30’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 출시된 ‘체어&암체어 811’은 오스트리아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과 함께 선보인 것으로, 요제프 호프만은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과 톤의 제조 기술을 결합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미하일 토넷의 벤트우드 기법은 모던 디자인에도 영향을 끼쳤다.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탁자 세트 B9〉(1925/1926)는 미하일 토넷의 벤트우드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강철 파이프를 구부리는 실험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다.
‘멜라노 컬렉션’(사진제공: 플롯)
‘스플릿 컬렉션’(사진제공: 플롯)
‘진저(Ginger) 암체어’(사진제공: 플롯)
톤의 컨템퍼러리 컬렉션
톤을 만날 수 있는 플롯 매장 ⓒ Design Jungle
플롯에 마련된 톤의 전시공간에서는 톤의 타임라인과 다양한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톤은 오랜 전통과 철학을 유지하며 클래식한 감성부터 현대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디자인까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견고한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기능적이고 미적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가구를 생산하고자 했던 미하일 토넷의 정신이 살아있는 클래식과 현대를 동시에 전하는 톤의 오리지널 컬렉션과 컨템퍼러리 컬렉션은 톤의 다양한 가구를 전시하고 있는 플롯에서 만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출처_디자인정글(https://www.jungle.co.kr/magazine/201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