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숨기고도 대박난 GS칼텍스의 캠페인 프로젝트 | 조회수 | 63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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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해 말하는 영어학습지가 있다. 이 학습지는 모든 내용이 환경에 관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 학습자에게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겉으론 평범한 영어학습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GS칼텍스의 '위장전술 영어학습지'
이 영어학습지의 핵심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지를 끝까지 풀어보기 전엔 아무도 정체를 알 수 없다. 환경에 대한 내용이 담긴 이 영어책은 GS칼텍스의 ‘위장전술 영어학습지 프로젝트’다.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매년 국내외 주요 광고제에서 회자되고 있는 아이디엇이 기획한 것으로, 여러 가지 관점에서 화제가 됐다.
#1 ‘환경’을 말하지 않고 ‘친환경’을 알게 한다
학습지의 모든 지문은 환경에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GS칼텍스가 제시한 ‘친환경’이라는 주제를 알리기 위해 아이디엇은 친환경 시대의 주역인 10대와 2~30대가 관심을 갖는 영어를 소재로 삼아 접근하기로 하고 무료 영어학습지를 만들었고, 학습지 속 지문의 내용을 모두 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구성해 영어공부를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실천 방안을 깨닫게 했다.
학습지에서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동/식물의 멸종 위기와 기후 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사례, 차량 5부제와 대형마트 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 텀블러 사용 및 대중교통 이용, 글로벌 환경 트렌드 등 환경에 대한 다용을 다루었고,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 그린본드 발행, 폐기물 재활용 등 GS칼텍스가 펼치는 환경을 위한 활동도 소개했다.
#2 즉각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켰다
수업은 환경 관련 전문 지식부터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실천 내용까지 단계별로 이루어졌다. 수업 후에 시험을 본다는 안내를 받은 학생들에겐 영어 시험이 아닌 영어 수업의 내용을 묻는 한글로 된 시험지가 주어졌는데 참가자들은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고, 물병, 간식, 분리수거통 등 생활 실천 내용에 맞춰 구성된 교실에서 여러 학생들이 생수병의 비닐 포장을 벗기는 등 즉각적인 행동의 변화를 보임으로써 그 효과를 증명했다.
#3 환경과 영어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찐 영어학습지
'위장전술 영어학습지'는 성인을 위한 회화 및 숙어, 학생을 위한 독해 및 문법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된다.
학습지의 내용은 QR코드를 통해 전문강사진의 인강과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영어학습에 대한 효과를 높였다.
총 8,000여 부를 제작, 전국 400여 점의 서점 및 스터디 카페에서 무료 배포한 이 영어학습지는 2주도 되지 않아 전량 소진됐고, 여러 기관과 단체로부터 영어 학습 및 친환경 캠페인에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과 문의를 받았으며, 중학교의 실제 수업 교제로 채택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4 로고 없이도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
학습지의 정체는 겉 표지를 벗기면 우연히 발견되는 진짜 표지에 숨겨져있다.
로고는 물론 학습지의 진짜 제목인 ‘I CAN SAVE THE EARTH’도 잘(?) 숨겨져 있다. ‘환경을 위한 영어학습지’라는 정체는 우연히 학습지 겉 표지를 벗겼을 때 등장하는 진짜 표지를 통해 밝혀진다. 이런 ‘비밀 요소’를 기획한 건 캠페인의 의도가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광고의 형태를 미리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그 아이디어의 형태에 따라 광고를 제작, 집행하는 아이디엇의 이승재 대표는 요즘 시대의 광고에 대해 “소비자를 설득하기보다 소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형태를 떠나 다양한 고객 경험 요소를 설계하거나 심리적인 베네핏을 제시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중의 심리와 니즈를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간 이번 캠페인은 타깃층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한 동시에 로고를 드러내지 않고도 GS칼텍스의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알렸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출처_ 디자인정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