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아트의 선구자 코디 최 | 조회수 | 6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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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세계를 살고 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생겨났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가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미술계에도 등장했다. 디지털 아트는 데이터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창작물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위변조를 막고 원본성을 입증하는 장치인 NFT를 통해 그 아우라와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전시 전경
NFT 아트의 시작을 알려주는 작가 코디 최의 전시가 PKM갤러리에서 열렸다. 코디 최는 디지털 아트의 세계적인 선구자로 NFT가 등장하기 한참 전인 1990년대 후반 이미 디지털 공간 내에서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한 코디 최는 뉴욕 다이치 프로젝트 개인전,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개관 기념 그룹전 등을 통해 1990년대 중반 국제적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20>, <동시대 문화 지형도> 등을 집필, 국내 미술문화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전시 전경
일찍이 디지털 기술의 본질이 데이터 처리를 통한 새로운 가치 생성에 있음을 인식한 그는 데이터의 축적과 확장, 중첩을 통해 이미지 파일을 완성하고 새롭게 창조되고 융합되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를 기초로 하는 회화를 펼쳐왔다.
지난 13일까지 열린 전시는 ‘1999 코디 최 + NFT’라는 제목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일치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보여주는 작가의 초기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시리즈를 소개했다.
전시에서는 1999~2000년에 작업하고 최근 NFT화 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의 원본 디지털 파일 및 디지털 파일의 원본성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기 한참 전인 당시에 전시를 위해 그물망 캔버스에 대형 프린트로 제작했던 실물 작품들이 다시 공개됐다.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20여 년 이상 가사 세계의 창조성에 대해 고민해왔고, 그 결과를 심도 있게 풀어낸 작가는 NFT 아트의 문제점으로 진정한 디지털 아트의 부재와 디지털 화폐의 불안정성을 지적한다.
코디 최는 디지털 아트를 이해하기 위한 조건으로 디지털리티(Digitality), 디지털리제이션(Digitalization), 디지털리즘(Digitalism)을 분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NFT 아트에 대한 고찰을 제시하는 그의 작품은 ‘디지털 문화 창조’라는 시대를 앞선 개념의 행위적 실천의 결과물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PKM갤러리
출처_ 디자인정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