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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_ 뉴노멀시대] ‘세종대왕’에서 출발한 세종이야기미술관의 ‘소통형 문화예술 콘텐츠’ 조회수 5707

통인동에 위치한 세종이야기미술관은 그 이름에 나타난 것처럼 세종대왕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계승하고자 설립된 이곳은 세종대왕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대중들과 함께하는 소통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한다.

 

세종이야기미술관 외관

 

 

지난 해 한글날을 기념하여 재개관된 세종이야기미술관은 5년 전부터 이곳 통인동에 터를 잡았다. 송강호가 출연하여 유명해진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무대이자 80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의 명물인 ‘형제이발관’ 공간을 개조하여 미술관의 전시공간으로 사용해왔다.

 

서울시민들에게는 ‘서촌’으로 더 알려진 이곳 통인동 일대는 세종대왕 탄생지인 한성부 준수방이 위치한 곳으로,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골목길과 7080세대의 문화적 향수와 더불어 아름다운 한옥들이 자리하고 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서촌 세종마을의 이러한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체험’에 특화된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이 추구하는 것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열린 문화예술로, 이를 실현하기위해 전시, 문화, 교육 분야에서의 다채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이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전시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예술적 영감을 공유하면서 역사, 환경, 공유, 상생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지난해 재개관하면서 서울시의회 의원 출신인 이혜경 관장과 방송작가 출신인 이선영 부관장을 영입했다. 새로운 경영진으로 무장한 미술관은 조선시대의 역사위인 발굴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여성 백파선

 

 

지난 3월 8일엔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서 우리 역사 속의 여성을 기억하는 특별한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세종대왕의 부인인 소헌왕후(昭憲王后)와 조선시대의 여성인 백파선(百婆仙)이다. 이 두 여성을 캐릭터와 페이퍼 아트토이로 개발해서 대중에게 알리고 기억하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아울러 미술관 내에 백파선콘텐츠연구소를 개설하고,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의 아내로 일본 도자기 산업을 세계적인 반열로 이끈 여성인 백파선을 기리는 다양한 연구활동과 함께 각종 캐릭터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술관 건물은 총 80여 평의 규모로 지하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공간, 체험공간, 연구공간, 굿즈 판매공간, 카페 등으로 꾸며져 있다.

 

[캐릭터 개발 및 교육 콘텐츠 프로그램 진행]

 

세종이야기미술관에서 펼치고 있는 콘텐츠 사업 중 첫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캐릭터 개발이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재개관 이전부터 세종대왕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전통의 스토리가 담긴 캐릭터를 꾸준히 개발해 오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기념일에 맞춰 자체 개발해 발표한 세종대왕 캐릭터는 세종마을의 공식 캐릭터로 자리 잡았고,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세종대왕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이 캐릭터를 매년 탄신기념일과 한글날 세종마을에서 열리는 세종대왕 어가행렬 행사에 활용하는 등 다채롭게 적용하고 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이 개발한 캐릭터

 

 

세종대왕 캐릭터를 시작으로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소헌왕후 등 역사 속 주요 위인들과 12지신 관련 동물 캐릭터 디자인을 매년 꾸준히 발표해왔다. 아울러 캐릭터 개발을 통한 각종 기획 전시와 체험 행사를 개최하며 캐릭터를 활용한 문화,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왔다.

 

특히, 한글 관련 놀이 콘텐츠는 어린이들이 한글의 원리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맞춰 가정이나 마을 도서관 등 개인 공간 및 공공 공간에서도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은 수많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세종이야기미술관은 부대사업으로 한글 체험교육 콘텐츠를 전달하고 지도교사를 파견하는 ‘만지작 선생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역사 위인 페이퍼아트토이 체험, 한글씨알 자석을 통한 창의적인 한글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육 콘텐츠 사업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역사,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전시 기획]

 

세종대왕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위인들과 관련된 콘텐츠 개발에 힘써온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한 전시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3색 꿈 콜라보전’ 포스터

 

 

지난 3월 5일 ‘꿈’을 주제로 개막했던 ‘3색 꿈 콜라보전’은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조각 캐릭터 작업을 하는 전항섭 작가, 업사이클링을 통해 버려지는 재료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이경림 작가, 사회적 이슈와 문화를 반영해 캐릭터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엑스포콘텐츠플랫폼이 함께 했던 전시로, 일반적인 전시 형식에서 탈피한 장르 간의 융합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아리아리 한글예술전'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제공: 구리문화재단)

 

 

또한, 지난 5월 개최되어 한글의 가치와 조형적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한재준 교수와 함께 한 ‘아리아리 한글예술전’은 세종이야기미술관이 새롭게 시도한 ‘공간 콜라보 전시’로,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의 전시회다. 서로 다른 두 공간에서 같은 주제를 각 공간의 특색대로 해석하여 개최된 이 전시는 공간과 공간의 만남을 통해 공간 콜라보 전시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실현하는 사회공헌 활동]

 

세종대왕과 관련한 역사적 의미들을 재조명하고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 실현하고자 하는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지역 주민참여 사업을 비롯한 다각적인 사회공헌 활동 또한 펼치고 있다.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 마을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자 소외 계층 아이들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역사 및 한글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바있으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역사성을 발굴하고 문화예술적 방식의 접근을 통해 마을의 문화적 자산을 보전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마을문화를 살리기 위한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세종이야기미술관이 추구하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이자 사회공헌 사업이기도 하다.

 

‘한국업사이클링예술가연합’과의 협업은 현대사회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화두인 환경과 지구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업사이클링 예술 장르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하는 세종이야기미술관의 또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담사잇길 골목 미술관' 로고

 

 

업사이클링 아트 장르와 서촌 세종마을의 골목길 정취를 활용해 주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마을 내 취약계층과 함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담사잇길 골목 미술관’ 사업도 올해 종로구 주민자치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되어 탄력을 받게 되었다. 업사이클링 아트 작품 제작과 골목길 담벼락 전시 개최를 통한 작품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취약계층의 문화활동 및 생활여건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세종대왕, 그리고 한글]

 

세종대왕 탄신기념 행사로 마련됐던 세종대왕소헌왕후 캐릭터 포토존 (사진제공: 사단법인 세종마을가꾸기회)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일로 세종대왕이 태어난 통인동에서 매년 큰 지역축제가 열리는데,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지역 축제와 발맞춰 이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세종마을가꾸기회(회장 조기태)와 협업, 세종대왕과 관련된 콘텐츠 전시 및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 한글날 진행된 <킹 세종 더 그레이트> 출판 기념식

 

 

10월 9일 한글날에도 세종이야기미술관에서는 세종마을 축제와 함께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지난 해 한글날에는 <스타트렉> 소설을 쓴 세계적인 작가 존 메노스키의 저서 <킹 세종 더 그레이트(King Sejong,The Great)>의 한글판 출판 기념식이 개최돼 세종대왕과 한글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은 특히 종로구 지역구 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낙연 의원이 참석하여 조 메노스키와 직접 화상 대담을 갖기도 했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올해 10월 9일 한글날을 기점으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충북 제천에 세종이야기미술관 분원을 개설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공간 콜라보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2021 세계그래픽아트페어' 로고

 

 

코로나 시대에 맞춰 ‘자연과 예술을 통한 치유’라는 개념의 전시회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산호세 대학의 김창식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그래픽디자이너 60여명이 참여하는 ‘2021 세계그래픽아트페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자연 치유의 도시 제천 뿐만 아니라, 강원도 영월에 소재한 고택이라든지, 서울의 인사동 등 여러 상징적인 곳에서 공간 콜라보 형태로 열리게 된다. ‘그래픽 아트- 자연을 품다,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숲속 전시, 계곡 전시, 오솔길 전시, 테라스 전시 등 이색적인 전시 퍼포먼스와 함께 대자연에서의 예술 향연이 펼쳐질 계획이다.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끊임없이 기획하고, 역사 및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를 곳곳에 전파하는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전국 각지의 마을 이야기를 지식재산으로 발굴해 문화예술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사업을 계속 펼치겠다고 그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사회적 협동조합인 지식공유상생 네트워크(이사장 황종환)과 함께 지역의 글로컬 IP(향토 지식재산)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장르를 과감히 허물고 다양한 문화예술인과의 상생적 협업을 추구하는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오늘도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데 그 역할을 차분히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세종이야기미술관

출처_ 디자인정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