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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믹스버스 조회수 4519

 

믹스버스(mixverse)는 mix와 universe의 합성어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세계를 넘나들며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합해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디지털 기반의 가상세계로 확장시킨다는 넓은 의미라면 믹스버스는 가상의 세계관과 현실을 섞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거나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믹스버스를 이해시켜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이호창 본부장이나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ROZY)가 있다. 이호창 본부장은 재벌그룹 김갑생할머니김의 미래전략본부장이라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은 이 인물을 실존하는 듯한 인물로 대했고, ‘김갑생할머니김’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의 출시로 이어지기도 했다. 

 

로지는 게임 혹은 모바일 캐릭터처럼 실존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1만명에 이르며, SNS, 지면 및 TV광고 등 현실 세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질적인 세상과 비물질적인 세상이 혼재된 과정에 있는 지금, 가상과 현실이 뒤섞여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경험시키는 믹스버스의 개념을 담은 전시가 열린다. ‘Mix(image)Verse’로 전시는 믹스벗의 가장 큰 특징인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혼합과 치환에 주목, 이미지 시각예술분야에 믹스버스가 적용되고 구현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보여준다. 

 

전시에는 김안나, 남수현, 박윤주, 이빈소연, 추수, 한지형이 참여한다. 이들은 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한 디지털 매체와 요소를 활용하는 작가들로, 작품을 통해 미술과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믹스버스의 경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가상세계와 믹스버스가 영향을 주는 물리적인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작가들은 가상의 세계가 현실 세계에 영향을 주고, 디지털 작업이 실물화되며, 현실이 반영돼 마치 실재와 같아 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서로 맞물리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이미지 표현 및 이해에 대한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김안나, Neosurreal (VR), 2019, virtual reality, dimension variable

 

 

자연과 기술의 관계가 어떻게 사회적, 심리적 의식을 형성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가상현실 방식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김안나 작가는 원근법을 통해 현실 세계를 표현하고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 상상과 관념을 펼쳐낼 수 있는 가상 세계의 특징을 반영한 작품을 통해 가상현실내에서의 현실화와 가상적 차원을 고민하고 시뮬레이션 공간을 구축, 공유한다. 

 

남수현, Surrogate Being, 2019, interactive game art, dimension variable

 

 

현실과 기억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남수현 작가는 추상적인 이미지가 상영되는 모니터 앞에 감상자가 다가가면 얼굴을 인식, 구체적인 이미지로 변하는 인터랙티브 게임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플레이어의 조작에 위해 진행되는 게임매체의 특징이 반영된 이 작품은 작가의 기억과 디지털 데이터 사이의 불일치, 이질성 등을 3D 프로그램, 게임, 인터랙티브 형식을 통해 복합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박윤주, Orange to Blue_노인과 바다, 2021, single channel video, dimension variable 00:20:53

 

 

사물의 생동감을 주제로 작업하는 박윤주 작가는 실재 영역에서의 퍼포먼스 도큐먼트 영상과 가상 영역에서의 3D 모션 그래픽을 활용한 작품을 통해 실재 영역에서의 무게감과 현실적인 제약, 가상 영역에서의 가벼운 무게감과 제약없는 시공간을 보여준다. 

 

 

이빈소연, Domain Rental, 2021, ink on pet, 135x160cm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인지감각을 PET 인쇄물과 영상으로 표현하는 이빈소연 작가는 각각의 세계에서의 인지 방법과 감각방법의 차이에 관심을 갖고 이러한 감각을 해석, 각 세계가 혼합되고 영향을 주고 받는 모습을 영상 매체를 통해 담아낸다. 

 

 

추수, 리뷰, 2021, video with sound, sound Direct by Artur Sommerfeld, Inserted Music by Aimy Moon
 

 

 

추수 작가는 가상인물, 인플루언서, 버츄얼 액티비스트인 에이미의 다양한 차이를 보여주며 디지털 세계에서 반복되는 사이보그의 이미지, 여성-20대-대중의 미의 기준에 벗어나고자 한다. 버추얼 액티비스트 에이미가 인플루언서 에이미의 모습을 리뷰하는 영상과 버츄얼 인플루언서 에이미의 담긴 뮤직비디오도 소개된다. 

 

 

한지형, Kindred Spirits, 2022, acrylic on canvas, 116.8x91cm      
한지형, As I imagine him, 2022, acrylic on canvas, 130.3x89.4cm     
 

 

 

한지형 작가는 디지털 설정 값, 포토샵, SNS플랫폼 내의 이미지 등을 통해 미래의 신체를 만들어내며 아바타의 개념을 회화를 통해 표현한다. 디지털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삼고 필터링, 블러링, 크로핑과 같은 이펙트 작업을 진행, 육체가 존재하지 않는 컴퓨터 프로그램내에서 작업이 이루어지지만 최종 결과물은 회화를 통해 완성, 회화의 재현 체계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시각예술점 관점에서 믹스버스를 해석하는 이번 전시는 2022년 스페이스 소의 첫 번째 전시로, 3월 20일까지 개최된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스페이스 소 

 

출처_ 디자인정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