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미학’ 선보이는 승효상의 ‘건축스케치전’ | 조회수 | 5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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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명성을 누리는 건축가 승효상의 개인전 ‘건축스케치전 SOULSCAPE’이 갤러리 508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전경
승효상 건축가는 지난 40년간 독보적인 건축가의 길을 걸으며 한국현대건축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
‘빈자의 미학’을 바탕으로 “호화로운 건축에서 허황되고 거짓스러운 삶이 만들어지기 십상이고, 초라한 건축에서 바르고 올곧은 심성이 길러지기가 더 쉽다”고 말하는 그는 수많은 건축물을 통해 자신의 건축철학을 드러내왔다.
승효상 건축가의 스케치
건축물 외에 그의 이러한 철학은 건축물을 스케치한 그의 스케치북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의 비밀스러운 스케치북에 담긴 스케치들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승효상 건축가의 다양한 생각들이 어떻게 거대한 조형물로 탄생하게 됐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로, 지난 10년간 영성의 풍경을 담아 작업한 프로젝트들 중 선별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건축스케치전 SOULSCAPE’는 그의 내밀한 스케치북의 내용이 그대로 전시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12개의 프로젝트는 종교나 죽음과 관련된 건축을 비롯해 단독주택, 커뮤니티센터, 근린생활시설 등이다. 일상의 건축에서도 영성의 진작을 꿈꾸는 그의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들은 프레임에 담긴 스케치와 작은 건축모형으로 전시된다.
승효상 건축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영성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옛날에는 일반 가정집에도 사당이 있었고, 동네 뒷산에서도 무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영성이 항상 가까이에 있어서 삶에 대한 경건함이 있었는데, 근래의 삶은 영성이 없어진 삶이다. 스케치는 보는 그림이 아니라 읽는 그림이다. 관람객들이 그림을 잘 읽어주길 바라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승효상 건축가의 책상도 전시된다.
전시장 중앙에는 승효상 건축가의 책상이 놓여 평소 그의 작업풍경을 엿볼 수도 있다.
이번 전시는 건축이 여느 창작과 마찬가지로 오랜 고뇌와 사고의 반복을 거쳐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라는 점과 건축가의 손으로 긋고 지워진 수많은 흔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스케치작업을 통해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전시로, 건축가의 창작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건축가의 수많은 생각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508은 승효상 건축가가 디자인한 공간이기도 하다. 빈자의 미학으로 잘 알려진 그의 건축적 사고의 과정을 읽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3월 12일까지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출처_ 디자인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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