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체(밀리터리 폰트), 공공재로서의 한글폰트 가능성을 찾다 | 조회수 | 125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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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들었고, 모든 백성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따라서 오늘날 한글폰트도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글폰트는 ‘공공재’여야 한다는 주장(디자인정글 2020.10.08)이 일각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따라서 한글폰트 산업은 사회간접자본(SOC)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폰트는 대한민국의 ‘전략 무기’와도 같은 국가적 중요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한글폰트는 현재 시장경쟁 체제하에서 자유롭게 개발 및 판매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등)가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고 국민에게 무상배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에는 소수민족으로 ‘조선족’이 존재하고, 이들도 한글을 사용한다. 만약에 중국이 한글폰트를 개발하여 자기들거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우리나라의 한 해 국방예산은 50조원이다. 전체 국가예산 중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이 예산의 0.1%만해도 500억원이다. 이 돈만 있으면 우리나라 폰트회사들이 매년 생산하는 한글폰트를 전량 수매하고도 남는 액수다. 여기서 남은 예산으로 한글폰트의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글폰트 개발자 및 디자이너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국방부가 한글폰트에 관심을 갖고 여기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야 할 일을 국방부가 앞장서고 있으니 일반 국민이나 한글폰트 산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탄할 일인가?
군대 서체(밀리터리 폰트)는 국가의 전략무기 이상으로 중요성을 가지며,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각 군이 앞다투어 고유 서체를 개발하는 것은 국민적 혜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정신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군서체, 해병대체, 육군체 등이 개발됐다.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닌 이러한 군대 서체 개발 사례를 소개한다.
공군서체, 개발사: 투게더그룹 잇츠폰트
잇츠폰트는 기존 폰트 판매 방식인 ‘묶음, 패키지’ 판매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고자 개인 및 프리랜서, 10인 미만 기업에게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 폰트를 ‘낱개’로 구매할 수 있도록 개선한 고객지향적 폰트 쇼핑몰이다. 총 300여 종 이상의 폰트를 하나씩 구매해 평생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자사에서 개발한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 전용서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잇츠프리’ 서비스와 1년 내내 낱개 폰트를 실속있게 구매할 수 있는 ‘잇츠클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한공군체
공군서체 개발 배경
디자인 중점 사항
두 번째로는 가독성과 범용성에 중점을 두었다. 개발된 서체는 공군의 해외 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의 국적표기 도장에 사용되어 먼 곳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내외 사인물 및 홍보물에도 사용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가독성과 범용성이 높은 서체를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바른공군체
디자인의 특징
바른공군체 : 가독성과 범용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본문용 서체로, 올곧은 공군의 이미지를 네모틀 구조를 통해 표현했으며, 자음과 모음간 이음새를 전투기 머리 부분의 곡선 형태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강한공군체 : 항공기 꼬리 날개 이미지를 반영한 슬랩 세리프(Slab serif)를 특징으로 바른공군체보다 시각적으로 이목을 끌기 용이하도록 개발된 서체다. 서체에 적용된 공군기 꼬리 날개 이미지의 세리프는 가독 시 안정감을 높일 수 있도록 가로형태로 디자인했다.
공군서체 개발 과정
서체 개발 계획
해병대 무적해병체, 브랜딩그룹주식회사 한그리아 (김진덕 글꼴 사업부 대표)
미션(사명)은 ‘하늘처럼 땅처럼 영원한 사랑’이라는 의미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한글의 과학적인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것이며, 비전(목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꼴’, ‘브랜드’, ‘한글관련 제품’을 개발 육성’, 대한민국 최고의 한글 기업이 되는 것이다.
주요 서체 디자인 실적으로는 아산시 이순신체와 이순신돋움체, 국방부 호국체, EBS주시경체와 훈민정음새론체, 청정원, 종가집, 홈플러스, 해병대 무적해병체, 도봉문화재단의 함석헌체, 구세군 전용서체 등 다수의 서체 개발이 있다.
해병대 무적해병체 개발 배경
무적해병체 모티브
디자인 중점 사항
무적해병체
최종 확정 무적해병체는 유니코드(11,172자)로 제목용과 본문용 고딕체로 개발됐다. 서체는 대한민국 해병대의 무적해병, 각이 잡힌 힘찬 느낌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강하면서 깔끔한 이미지와 가독성이 편하도록 여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글꼴 무게중심을 상단으로 올렸다. 또한, 수직획에 글꼴을 직선으로 표현, 최대한 절제하면서 간단하고 단순 명료하게 디자인했다. 무적해병체
일반적인 서체 디자인과의 차이점
군대서체 개발의 중요성
특히, 무료로 전국민에게 배포함으로써 국민이 저작권 걱정 없이 서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할 수 있고, 군에 대한 홍보 효과는 물론 이미지 제고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체개발 계획
앞으로 한그리아®폰트는 훈민정음을 바탕으로 한 K-폰트를 개발해 서체 한류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문화를 사랑하는 전세계인이 쓸 수 있는 한글의 헬베티카, 푸르티거, 유니버스같이 시대와 관계없이 사랑받는 서체를 개발, 또 한 번 대한민국 서체에 새로운 획을 그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투게더그룹 잇츠폰트, 브랜딩그룹주식회사 한그리아
출처_ 디자인정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