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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인터뷰] 캐릭터 통해 이야기 전하는 김김랩 조회수 2383

 

‘김김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김나윤 작가는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캐릭터 작가다. 단순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는 한번 보면 머릿속에 쉽게 기억된다. 

 

김김랩의 김나윤 작가

 

 

핑크빛 하트에 그려진 귀여운 눈동자, 녹아내리는 듯한 아이스크림 등이 그녀의 작품 이미지다. 이러한 캐릭터를 통해 스토리와 감정을 전하는 작가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해석을 하길 바란다.

 

Getting Black

 

Melting heart

 

You are beautiful even when you cry

 

 

김나윤 작가는 김김랩을 통해 2016년부터 아트토이, 캔들,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2016년엔 ‘YCK2016’에 참가, 디자이너 40인에 선정되기도 한 김김랩은 2017년 홍콩 ‘Taipo Mega Mall’의 초청으로 단독 전시를 진행했고, 다수의 페어, 개인전을 통해 국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김랩의 전시가 DDP 갤러리문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8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아이_스크림, I Scream>. ‘Ice cream’이기도, ‘I Scream’이기도 한 제목은 작가의 유머를 추측하게 한다. 녹아가는 아이스크림을 보며 사람들이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을 떠올린 작가는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통해 사랑에 사르르 녹는 마음 혹은 고통에 녹아내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전시 전경

 

 

커다란 아이스크림이 녹은 형상의 조형 작품으로 시작되는 전시공간은 관람존, 휴게존, 체험존으로 이루어진다. 전시장에서는 2D 캐릭터뿐 아니라 입체로 구현된 캐릭터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영상을 매치한 작업도 선보인다. 그 효과로 캐릭터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Q. 처음 어떻게 캐릭터 작업을 하게 됐나?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을 디자인해볼 수 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점점 제 취향을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직관적이고 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귀여운 것’만큼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 디자인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Love Wave

 

caution

 

Ice cream Truck

 

 

Q. 어떤 캐릭터를 선보이나? 


저는 단순히 귀엽기만한 캐릭터가 아닌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스토리와 감정을 전달하고, 궁극적으로는 관객이 캐릭터의 상황에 이입해 본인만의 해석과 경험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제 작업물은 대부분 열린 결말입니다. 

 

김김랩의 아이스크림 캐릭터도 첫눈에 보기엔 형형색색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녹아가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을 담고 있듯이, 예쁘기만한 캐릭터가 아닌 여러 상상을 떠올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Q. 아이스크림의 형태를 가지고 작업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선 저는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오래 일 했을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이스크림은 모두 예쁜 색감에 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고, 또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잖아요. 이 모든 것들이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달콤한데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만이 가진 물성도 참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Q. 일러스트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로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보통은 일러스트나 2D 그래픽이 먼저 나오고 그것을 3D로 실물화 하는 게 기본적인 순서일 텐데요. 저는 전공 특성상 2D 작업보다는 실물을 만들어내는 게 더 익숙해서 캐릭터가 떠오르면 간단하게 스케치를 한 뒤 바로 입체 작업으로 들어갑니다. 오히려 일러스트 작업은 실물이 다 나온 후에 캐릭터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작업하는 것 같아요. 보통의 디자인 프로세스와는 반대로 작업하는 것 같습니다.

 

I Scream 토이캔들

 

심불탱(심기 불편한 댕댕이) 아트토이

 

 

Q. 어떤 재료들을 사용하나? 


캔들, MDF, 레진, 도자 등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물성은 모두 도전해보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캐릭터를 캔들로 제작하면 녹아가는 아이스크림의 상황을 일러스트나 아트토이보다 훨씬 강렬하고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I Scream 토이캔들을 제작했었고요. 또 크게 작업했을 때 훨씬 임팩트 있을 것 같은 디자인은 포맥스나 패브릭 등을 활용해 작업하기도 합니다.

 

간혹 너무 다양한 물성을 사용하면 정체성이나 브랜딩이 모호해지지 않겠냐는 의견을 받기도 하는데요. 저는 각각의 캐릭터가 최대한 잘 돋보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작업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Q.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해달라. 


이번 전시 타이틀 ‘I Scream’은 ‘Ice cream’과 ‘I Scream’이라는 언어유희에서 시작됐습니다. 평범하게 살고 있던 차가운 아이스크림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합니다. 아이스크림은 마음이 커질수록 더 빨리 녹게 되지만 뜨거워지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비극, 또는 해피엔딩일 수 있는 열린 결말이에요. 

 

저는 녹아가는 아이스크림을 보면서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는데요. 사랑에 빠져 마음이 사르르 녹기도 하고, 또 고통에 온 몸이 녹아내린다고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녹아내림’이라는 이 양면적인 반응을 아이스크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I Scream’ 전시를 통해 저마다의 뜨거웠던 기억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인형으로 제작된 캐릭터

 

 

Q. 전시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 


화면 속에만 있던 2D 캐릭터가 실물로 만들어지게 되면 움직임 없이 가만히 전시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이 캐릭터들을 어떻게 하면 더 생동감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실물과 영상을 함께 사용해 보았습니다. 태블릿과 TV를 눕히고 화면 위에 아트토이를 전시한 후 영상을 송출해 마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영상 위에 투명한 토이를 올려놓아서 마치 그 토이 안에서 심장이 뛰는 듯하게 연출을 했고, 다행히 관람객분들도 재밌게 관람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Q.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You are beautiful even when you cry!’ 이번 전시를 통해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주제인데요. 전시장 속 캐릭터들은 모두 녹고 있지만 여전히 귀엽고 반짝입니다. 우리 또한 사랑과 현실 속에서 녹아내리던 그 순간조차 사실은 반짝이고 있지 않았을까요? ‘울고 있는 넌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도 여전히 넌 아름답게 빛나고 있어!’라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녹고 있지만 여전히 예쁘게 반짝이는 캐릭터들을 보고 잠시나마 위로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 같습니다. 그 중 브랜드와의 협업은 현재 가장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인데요. 캐릭터의 가장 큰 무기는 감정이나 메세지들을 친숙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김랩의 캐릭터가 이미지에 맞는 좋은 브랜드를 만나 임팩트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김김랩, 서울디자인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