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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만드는 사람 ‘한결’ 작가 조회수 2829

 

한결 작가는 만드는 사람이다. 오토바이, 커피 머신, 가구, 오디오, 그릇, 수저까지, 무엇이든 다 만든다. 소리에 민감한 그는 스피커와 관련해서는 엠프 제작 특허를 내기도 했다. 파주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엔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수많은 오브제들이 있다. 그중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커다란 테이블과 그 위에 놓인 옻 그릇이었다. 그 역시 한결 작가의 손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옻공예는 그가 최근 큰 공을 들이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한결 작가

 

 

한결 작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두분 모두 소목장이셨다. 그의 작업실엔 150년된 할아버지의 작품도 진열돼 있다. 그가 나무를 만지게 된 것도 집안 분위기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나무를 만지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나무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며 놀았죠. 하지만 나무가 너무 지겹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나무를 선택했다.

 

 

한결 작가의 작업실


한결 작가와 정석원 편집주간

 

 

“과거에 참으로 다양한 일을 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크래쉬패드를 설계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방송국에서 근무를 하기도 했어요.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던 시절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재료가 아닌 나무를 선택했어요. 나무가 좋더라고요. 제 몸 안에 나무를 만지는 것에 대한 DNA가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한결 작가의 작품


그가 옻을 만나게 된 것은 해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한 큰 병을 얻게 된 후였다. 나무를 만지며 진짜 재미를 느꼈고, 건강을 위해 옻으로 자신이 사용할 식기들을 만들었다.

 

 

내가 쓸 그릇들을 만들어서 쓰기로 했는데, 그때 옻칠을 알게 됐어요. 옻칠을 직접 하면서 논문들을 찾아보며 연구를 많이 했는데, 작업 방식이나 재료 등에 따라 그 효과가 매우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죠. 옻칠은 함께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집니다. 카슈나 테라핀을 사용할 경우나 잘 경화가 되지 않은 경우에 그 그릇에 뜨거운 음식을 담게 되면 몸에 좋지 않은 물질들이 나오게 됩니다. 온도, 습도, 건조 기간 등도 중요하고 어떤 재료를 섞느냐에 따라 옻그릇의 성분이 달라지는 것이죠.”

 


한결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 

 

 

그는 옻의 성분이 온전하게 살아있는 옻그릇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건강에 무해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냈다. “온전히 옻만 사용해야 합니다. 제대로 옻을 사용하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죠. 성분분석을 통해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을 했습니다. 진짜 제대로 옻의 항균기능을 살리게 된 것이죠.” 옻나무를 직접 키우는 그는 자신이 생산한 옻으로 옻 제품을 만든다. 그가 만든 옻제품은 일반 옻칠제품과 달리 200도를 견디는 내구성이 있어 오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직접 사용할 식기류를 만들며 옻을 알게 됐다.

 

 

그의 옻 그릇은 여러 전시를 통해 공개가 됐다. 지난달 열린 휨과 결’, 6월에 열린 숨을 담은 나무전에선 그가 정성껏 깎은 나무에 옻을 칠한 그릇과 수저 등이 전시됐다. 한결 작가가 만든 건강한 옻제품은 사용해본 사람들에 의해 입소문으로 알려졌다. “옻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야 정말 안전한지를 아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걸 알고 나면 아무 옻그릇이나 사용하지 못하시죠. 사용해보신 분들이 가장 잘 아시고 그래서 또 많이 찾고 계세요.”

 

한결 작가의 옻 작업은 건강까지 책임지는 예술품이다. 건강한 옻, 몸에 좋은 착한 옻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그의 작업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옻뿐 아니라 무엇이든 제가 만드는 것이 사람에,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