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터뷰] 도시탐구프로젝트 통해 대전의 콘텐츠 알리며 학생들의 창의적 활동 이끄는 유정미 교수 | 조회수 | 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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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이러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많은 지역들엔 그만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콘텐츠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이야기들을 디자인을 통해 알리면 어떨까.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유정미 교수는 대전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선보이는 도시탐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대전’이라는 프로젝트의 제목부터 흥미를 끈다. ‘오! 대전’이라는 명칭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대전의 모습을 발견, 많은 사람들에게 그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추측하게 한다.
2023 오!대전 포스터
유정미 교수가 ‘오!대전’을 기획하게 된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치우쳐진 디자인 교육 때문이었다. 지역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인재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일을 줄이고자 했다.
원도심의 낡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대전의 학생들이 대전이라는 지역 콘텐츠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는 유정미 교수로부터 프로젝트 ‘오! 대전’에 대해 들어본다.
Q.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Q. 어떻게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2016 오!대전 포스터
Q. ‘오!대전’에 대해 소개해달라.
학생들은 교실밖으로 나가 동네 곳곳을 훑으며 스토리를 채집하고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자료를 뒤져서 길어 올린 콘텐츠로 책을 내고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2016년에 시작해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루어져 2023년 올해 8회를 맞이했네요.
Q. 올해는 ‘대덕특구 50년’을 주제로 행사를 진행했다.
‘오!대전’은 지역의 가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자료화 하는 프로젝트인만큼 대전의 어떤 주제이든 한정하지 않고 담기로 했습니다. 내용과 형식이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1-5회까지는 전시 공간도 원도심의 옛 충남도청이나 오랫동안 비어 있던 건물, 리모델링 중인 공간 등에서 했어요. 6회부터는 대전의 랜드마크인 한빛탑, 엑스포 기념관 등에서 이루어졌고요. 올해는 대덕특구를 주제로 해서 대덕특구내에 있는 대전 과학산업진흥원에서 진행했어요.
2016 오!대전 전시
2018 오!대전 전시
Q. 행사 기획이나 진행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Q. 참여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선정하나. 학생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사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지속될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2016년은 성심당 60주년이었거든요. 이런 특별한 시기에 맞춘 이벤트 정도여도 괜찮을 거 같았어요. 근데 막상 전시가 열리니 시민들이 무척 반기고 호응해 주셨어요. ‘우리가 이런 걸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해냈네. 고맙고 멋지다!’ 하시면서요. 이후 후원이 이어지고 학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죠. 그런 면에서 ‘오!대전’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이젠 우리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도시의 공공재가 된 거 같아요.
2020 오!대전 전시
2023 오!대전 전시
Q. 전시가 8년간 지속돼 왔다. 지금까지 어떠한 성과들이 있었나.
둘째, 학생들이 만든 굿즈가 실제로 상품화되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전국의 10개 권역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육성하는 국내 여행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2021 9권역, 위대한 금강역사여행, 집콕여행꾸러미에 성심당 스콘, 공주 알밤잼, 부여 무드등, 익산 햇살담아 연잎차와 함께 ‘오!대전’에 선보인 학생 작품 ‘근대문화탐방로 스크래치북’이 선정되었습니다.
셋째, 지자체나 기업에서 디자인 과제를 직접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한빛탑 미디어파사드 크리스마스 시즌과 2022 신년 영상을 학생들이 개발했고요. 2022년 성심당 캘린더 작업을 요청받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오!대전’을 통해 선보인 작품으로 파생 상품이 나오고 실제적인 과제로 연결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성과는 ‘오! 대전’ 매거진 6호에 소개한 ‘창조길’을 나중에 다른 작가님이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입니다. 지역의 다섯 출판사들이 함께 기획한 시리즈인데요. 이중에서 대전은 원도심 철공소 이야기로 책을 냈어요. <어딘가에는 도심 속 철공소가 있다>(임다은, 2022, 이유출판)라는 이 책은 2022년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부문을 수상했어요. ‘오!대전’과 직접 연관된 일은 아니지만 출발은 오 매거진이니 일종의 파생상품인 거죠.
2017 오!대전 매거진 1호
2021 오!대전 매거진 6호
2023 오!대전 매거진 8호
Q. <오! 대전> 매거진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2017년에 ‘한 호에 한 동네’를 표방하며 본격적인 동네 탐구 잡지를 창간하게 되었죠.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동네 한 동네 기록해가는 거죠. 동네 지도를 놓고 주요한 거점 공간을 살피고 동네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동네 이야기를 취재해서 잡지로 엮는 거죠. 기획은 그 동네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상업 공간이 많은 곳은 가게 중심으로 거주 주민이 많은 곳은 동네 이야기를 위주로요.
그렇게 8권을 엮다 보니 대전의 도시 이야기가 축적되어 가는 듯해요. 매거진의 주제는 ‘오!대전’ 전시의 기초 콘텐츠가 됩니다. 잡지에서 모인 콘텐츠가 굿즈로 만들어지고 영상으로 제작되기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오! 대전> 매거진이 전시 컨셉의 출발이 되는 셈입니다.
Q. 앞으로 ‘오!대전’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나.
제 앞으로 계획도 ‘오!대전’이 더 발전해 대전의 도시 브랜드로 자리잡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운영하는 일인출판사도 ‘어딘가에는 @ 시리즈’로 대전 콘텐츠 발굴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유정미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