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터뷰] 건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열어주는 김개천 교수 | 조회수 | 2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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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천 교수는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와 건명원 교수이자 건축가이며 디자이너다. 동국대학교 선학과에서 철학박사를 수료한 그는 한국 건축의 미와 정신 세계, 선의 건축미학 등 동양 철학과 건축 미학에 관한 연구를 펼쳐왔다.
선(禪)의 건축으로부터 현대 예술을 가로지를 수 있는 삶과 작품활동을 지향하는 그는 고건축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미적 해석을 통해 전통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과 방법에 대해 제시한다.
정토사
그의 대표 건축물로는 강하미술관, 만해마을, 팔복교회, 국제선센터, 담양 정토사, 이함캠퍼스 등이 있다. 정토사의 무량수전은 자연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건축물로, 그에게도 자신의 세계를 갖게 되었던 특별한 작업이었다.
이함캠퍼스는 그가 오랜 시간 작업을 한 곳이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시간성이 고스란히 담기게 됐고, ‘드러나지 않는 미’를 구현하고자 했던 그의 의도대로 최소한의 것을 통해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됐다. 자연, 예술, 건축이 하나되어 전하는 특별한 감성은 무엇이든 비우고 또 무엇이든 채워올 수 있는 곳으로 그곳을 기억하게 만든다.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한국 건축가 협회상, 황금 스케일상, 국무총리 표창, 올해의 디자이너상,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등을 수상한 그는 <명묵의 건축>, <무색의 공간> 등을 출간, 한국인의 미적 세계에 대해 말해왔다.
김개천 교수
건축을 통해 철학, 종교, 건축, 실내디자인을 모두 아우른 미적 세계를 보여주는 김개천 교수의 작품 세계에 대해 전한다.
Q. 신념이 없는 자유로운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아마도 그것은 삶을 살되 보이는 것과 원하는 것에만 얽매인 자신이 아니라 삶, 그 너머까지도 가질 수 있게 하는 무한한 자유와 건강하고 이질적인 것 까지를 포함하려는 삶의 태도 때문이겠지요.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은 한계와 방향성을 갖는 것이지요. 자연이나 우리의 존재의 실상은 한계 지을 수 없는 실체의 모습으로 있다고 생각해요.
유한의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무한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은 자유를 획득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겠지요. 자유롭고자 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성향이 강할수록 무한성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무한과 마주칠 수 있을 때 우리의 생(生)은 귀속되지 않고 허무나 없음이 아닌 충만과 허무가 뒤섞인 상태에서 아름답고 신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텅 빈 하늘처럼 화려하고 고요한 동시에 역동적이고 이질적인 삶을 품는 태연한 건축이 될 수 있겠지요.
경주 동국대 선센터
Q.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주어진 한계를 벗어난 새롭고 무한함에의 도전이기도 해요. 삶속에서 펼쳐지는 본능과 욕망 그리고 상업성과 지적이고 문화적인 모든 활동들은 서로 대척점에 있다기보다 상존해 있는 모든 조건 위에 펼쳐진 것들이지요.
예술이 광활한 자유의 세계로 초대하고 구가하려는 방식이라면, 천박함과 경이로움 등 그 외 모든 것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순도가 다른 부분들이 예술이겠지요. 모든 의미와 무의미의 역할들을 흩뿌리고 부딪히게 하는 것 속에서 일상과 영원이 맞닿아 있는 순간들을 증폭 시킬수 있는 방식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그것을 Lessless(무의미의 무의미)라고 말하지요.
Q.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명원 박물관 찻집
한 칸 집
Q.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프로젝트는.
최근에 한 설계는 국민대 명원 박물관과 한국전통의 정원이지요. 모두가 마치 내부이나 외부인 건축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과 수작하고 대응하고 멀어지는 건축이고 싶었어요. 일종의 건축 밖의 건축으로 무한한 자유와 마주앉는 경험을 하고 싶고 인간이 지은 우주 같은 건축으로 어디에도 속한 바 없이 저 혼자 펼치고 돌아다니며 사라지는 건축이고 싶었지요.
나이 마흔에 건축가로서 ‘Less But More’라고 말할 수 있었던 저의 세계를 처음 가졌던 건축이 이함캠퍼스와 담양 정토사였지요.
이함캠퍼스
Q. 2022년 7월 복합문화공간 이함캠퍼스가 개관했다. 설계 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개관을 한곳이라 개관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Q. 이함캠퍼스를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그러한 이유로 일획의 건축을 하고 싶었어요. 일획같은 최소한의 형식으로 그 어디에도 의지하는 것 없이 주변의 모든 것들과 함께 강렬하게 드러나고 침묵으로 물러서는 건축이 되고 싶었어요. 일획의 직선은 곡선까지도 내면으로 품고 있기에 형태를 말할 수 없고 최소한이기에 무의미한 선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기에 다른 변역의 형태를 가능하게 하고 이질적인 접촉과 임의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지요. 거의 아무것도 없는 일획이기에 자신을 갖지 않고 주장하지도 않기에 건축의 밖에 있는 건축일 수도 있겠지요.
Q. 이함캠퍼스에서 `사물의 시차‘전이 열렸는데.
Q. 앞으로의 계획은.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사진제공_ 김개천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