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축, 도시의 모습 | 조회수 | 15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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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도시의 건물들, 정신없이 번쩍대는 간판들, 이는 모두 우리의 욕망과 연관되어 있다. 도시의 실종과 욕망의 착종을 풀어내는 살풀이를 하고자 작가들은 참을 수 없는 도시를 사진으로 샅샅이 기록한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전시가 의도한 것은 사진을 기록이나 표현, 예술이 아닌, 단지 외부조건이 가하는 압력에 대응하여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으로 보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도시를 보고 사진으로 처리해 낸 것이 바로 전시 ‘XyZ’이다. xyz는 3차원 공간을 이루는 축이다. 한국의 도시에서 압도적인 z축. x와 y축 사이로 뻗어나가는 z축은 수직상승을 최고로 여기는 한국사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높은 고층빌딩과 그로인한 풍경들에서 기인하는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여유와 느림보다 과잉과 속도를 즐기는 한국사회의 문화가 담겨있다. 사진작가들은 이러한 z축에 반응한다. 그들의 작업이 z라는 축, 그 한복판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각각 다른 시각으로 z축을 관찰하는 작가들은 사진을 통해 도시와 이 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낸다. z축 그 자체를 담기도 하고 z축의 반대편의 이미지를 담기도 하며 z축 가장자리의 것들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다양한 작업이 모두 현재의 z축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는 빠르고 바쁘고 숨가쁜 스테레스의 온상이지만 모든 것은 도시를 갈망한다. 자동차의 매연은 건강을 해치고 기계화는 인간을 외롭게 만들며 발전의 결과물이라고 하는 것들이 과연 사람을 위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여전히 모든 물살은 도시로 향한다. 전시 ‘XyZ’는 바로 이러한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기계비평가이자 이미지비평가인 이영준(경원대 교수)에 의해 기획됐으며 백승철, 안세권, 유병욱, 이강우, 이득영, 이장섭, 전민조, 최원준, 화덕헌 등 10인의 사진작가가 참여한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도시의 다양한 면모를 기록한 이들의 작품 70여 점이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 특설전시장에서 12월 29일까지 전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