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휴대전화를 뜻하는 모바일(Mobile)이라는 단어에는 ‘움직일 수 있는, 이동성’이란 뜻이 담겨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이 조그만 기계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런 영향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일단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주는 휴대폰의 미디어적 특성이 첫 번째를 차지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 미디어적 특성을 통한 휴대폰의 사회적, 문화적 역할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호주 출신의 라리사 효스의 연구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라리사 효스는 호주에서 활발한 예술 활동을 벌이고 있는 큐레이터이자 디지털 인류학자이다. 한국에서는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한 재직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멜버른 RMIT 대학에서 게임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다. 경기창작센터는 2010 연구레지던시 입주자인 라리사 효스의 연구발표전 <스틸 모바일(Still Mobile)>을 2010년 11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도미술관 1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통에 있어서의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고찰하며 그 고찰의 일환으로써 현대 모바일 기술들이 가진 사회적, 문화적 함축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동안 라리사 효스는 휴대폰을 통한 친밀성의 형태와 그 기록을 통해 영상 문화를 고찰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을 촬영함으로써 사진 찍는 그 순간에 멈춰있는 부동성과 공간적, 시간적, 기술적으로 자유로운 휴대폰 카메라의 유동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실내 골프장과 같이 꾸며진 전시 공간은 실내와 야외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실내 골프장이라는 모순적인 단어- 골프는 원래 밖에서 하도록 고안되었으므로- 가 가지는 느낌처럼 말이다. 이는 휴대폰과 그와 연관된 문화적 산물들의 관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일과 여가가 섞이면서 나타나는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라리사 효스의 그 동안의 연구를 시각화 한 결과물 <스틸 모바일>은 추상으로서의 다양한 유동적 순간에 초점을 맞춰 오늘날 영상 문화의 무한한 회귀로 향하는 창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