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 사이에서 예술을 이야기하다 | 조회수 | 156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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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명 속에서 예술이 나아갈 길은 21세기 이후 수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 논의되었던 주제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일반 예술의 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엄청나다. 백남준 같은 작가들은 디지털을 도구화시켜 자신의 작품세계에 적극적으로 차용하기도 했지만 일단의 작가들에게 있어 디지털은 여전히 멀고도 가까운 그대이다. 지난 11월 1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었던 디자인그룹 Adhesive의 ‘Digital + Art’ 전은 이렇듯 멀고도 가까운 디지털과 예술과의 사이를 매력적으로 조명한 전시이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2007년 MICA(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에서 함께 공부한 다섯 명의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구성된 디자인 그룹 Adhesive Art & Design은 이번 세 번째 그룹 전시회의 주제를 Digital + Art로 잡았다. 이는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순수 미술과 디자인의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한 그들의 오랜 고민을 반영한 결과이다. Digital은 우리의 생활 속에 너무나 깊이 침투해 있는 요소이지만 쉽사리 그 존재의 유무를 인지하기 힘들고 이를 예술이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일은 멤버 전원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이번 전시회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이용석, 임현수, Vishak Menon, Jason Okudake, 최재완 등 Adhesive의 파트너 다섯 명과 여섯 명의 게스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Digital + Art 전을 비롯, Adhesive의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내는 색다른 그린 프로젝트인 Green Square Project, 그들이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진행한 Client Project가 바로 그것. 이들은 각각의 전시에 색다른 컨셉을 부여하여 자신들의 오랜 생각들을 전달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한 디지털 문화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견지한다. 각각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의 시각을 통해 재구성된 디지털 문화는 우려 혹은 기대로 다르게 변주된다. 이는 아날로그를 기반으로 한 예술과 쉽사리 섞일 수 없는 디지털의 독특함에 기인한다. 특히 Kim Bentley와 Jeremy Botts 등 게스트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Adhesive의 멤버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분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앤, 우리의 기쁨을 타고 달린다’라는 짧은 이야기로 재구성된 Green Square Project도 매력적인 결과물이다.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자전거를 주제로 한 공공 디자인에 대한 그들의 해석은 그 자체로 재기발랄하다. 이는 자전거 문화가 대중적인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진행되었던 Adhesive의 고민이 담겨있기 때문. 더불어 그들이 작업한 LG U+ 타워의 설치물 ‘Type.bmp’ 역시 흥미롭다. 이들은 이 설치물을 통해 5개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고. 디지털과 함께 하는 예술의 깊이 있는 모색을 엿볼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27일로 막을 내렸지만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Adhesive는 이와 같은 색다른 주제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