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앞에 보이고, 느껴지는 기억들. 이제 곧 시간이 지나가면 부서질것 같은 순간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셔터를 누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 머릿속의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 만은 아닌 듯 합니다. 하나의 사진 안에는 그 것들이 있었던 시간뿐만 아니라 추억이, 감정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고운 결로 한 땀 한 땀 직조된 이미지에는 우리의 마음이 담겨 인화됩니다. 그렇게 사진이라는 미디어는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 영원히 살아있게 해줍니다.
글 | 류임상 미디어아트채널 <앨리스온> 아트디렉터(nim2me@gmail.com)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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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의 수혜를 입은 매체 중에 사진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은 것도 없을 것입니다. 보다 손쉬워 지고 정밀해진 노출, 셔터 속도 제어 등은 전문가들의 작업 세계를 보다 간편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메모리가 허용하는 만큼 무한대로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하나의 컷을 건지기 위해 많은 시도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즉,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
| 핸드폰에 탑재된 사진 기능들이 점점 고성능화 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 되었습니다. 거기에 모바일 디바이스가 스마트 폰으로 진화되면서 소극적으로 적용되었던 디지털 사진의 '인화'의 개념이 실제화 되었죠. 즉, 기본적인(또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행해졌던 피쳐폰에서의 리터칭이 '모바일 포토샵'같은 전문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직접 자르고(crop), 변형하는(re-size)하는 등, 전통적인 사진 작업에서 행해졌던 '암실작업'이 손안의 조그마한 기기에서 다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 입니다. |
| 고성능화 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의 '사진'은 과거(라고 해 봤자 2~3년 안의 이야기입니다)의 '디지털 사진'과는 또 다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바로 '공유'라는 개념인데요. 컴퓨터 리터칭이 대중화 된 후에도 [사진을 찍고]-[리터칭을 한 후]-[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과정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네트워크 상에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에는 과거의 기계(혹은 그 프로세스)와는 다른 '즉시성'이 있죠. 즉 사진을 찍고-인화(리터칭)-공유 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이 지닌 기본적인 의미 조차도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됩니다. '시간을 남기는' 역할의 사진이 '시간의 느낌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할까요. 아, 물론 전통적인 사진 영역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새롭게 소비되고 있는 스마트-디지털 사진 문화에 대한, 느낌입니다. |
| 오늘 소개해 드릴 app은 이러한 새 사진 문화와 잘 어울리는 SNS형 사진 어플입니다. 바로 instagram이라는 이름을 가진 app인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SNS에 민감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죠. |
| 간단한 회원 가입 절차를 마치고 나면 본인이 가입되어 있는 SNS서비스에서 instagram을 사용하고 있는 친구들을 자동으로 추천해 줍니다. 가입 초기부터 어느 정도의 사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홀로 벽에다 이야기하는 듯한 적막함(?)을 주었던 다른 SNS에 비해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
| 하단의 메뉴를 보면 마치 트위터의 타임라인과 같은 'feed', 가장 많은 추천수를 받은 사진을 보여주는 'Popular', 그리고 사진을 직접 찍거나 불러와서 공유할 수 있는 'Share', 내 사진들을 구독했거나 마치 페이스북과 같은 내 사진의 'like' 수를 알려주는 'News', 마지막으로 개인 설정이나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lookdis' 메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 사진을 불러오거나 찍은 후에 normal 필터까지 총 12개로 제공되는 효과로 간편하고 쉽게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정사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instagram의 사진은 마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 것 같은 아날로그 감수성을 불러 일으키는데요. 4:3을 기준으로 사는 기존의 사진들에 비해 정사각형의 사진은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마치 홀가(Holga)로 찍은 사진을 인화한 듯한 느낌도 주네요. |
| 사진을 찍은 후 간단한 리터칭, 그리고 바로 여러 SNS에 배포까지. 마치 몇 자의 글로 그 순간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트위터처럼 순간의 감수성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instagram. 이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있으면 순간의 느낌을 이미지로 공유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사진을 보고(Follow), 좋아하며(Like), 이야기하는(Comment)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대중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공동 예술 문화의 현장으로 가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 (@ims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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