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문학계의 노벨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에서 2014 일러스트 부문 수상작가로 선정된 로저 멜로가 한국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 남미 특유의 원색적이고 강렬한 색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화려하고 섬세한 선을 강조하는 붓터치, 드로잉을 통한 아기자기한 재미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작업들 외에도 개인 컬렉션, 남이섬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에디터 | 박유리(yrpark@jungle.co.kr) 사진제공 | 로저멜로한국전 사무국
|
| 이번 로저멜로한국전은 지난 2011년 독일 뮌헨의 국제 어린이도서관에서 열린 첫 개인전, 올 초 어린이 그림책 전문 미술관인 일본 나가노 치히로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에 이어 3번째로 개최되는 개인전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
|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붓터치, 비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는 그의 작품들 속에는 한결 같이 어린아이들이 등장한다. 동화책이기에 어린이들이 등장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속의 아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동화책 속 주인공들과 다르다. 숯 공장과 맹그로브 지역에서 일을 하는 아이, 권력자들과 쥐, 고양이 놀이를 하는 아이 등 작가의 나라인 브라질에서 아동 노동착취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노동착취를 당하는 아동도, 현실이 불행한 아이들도 동화책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어른들과 아이 모두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창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고 싶은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
| 한국에서 첫 전시를 기념해 출판된 ‘실 끝에 매달린 주앙’을 표현한 섹션, 로저멜로의 친구들인 마리아나 마사라니와 그라사 리마가 공동 작업한 ‘이웃’ 섹션,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작업했던 책 원화 80여점과 한국 전시에서만 공개하는 ‘마뉴엘 왕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기억해’, ‘평화 이야기’ 등 원화 30여 점, 그림책 원본, 더미북, 스케치, 아이디어북, 여행기, 작품과 관련된 컬렉션, 브라질의 전통과 문화를 나타내는 오브제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숯 피우는 아이’를 4차원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일러스트레이션 영상과 남이섬 아티스트들이 만든 도자기, 조각 작품들을 전시해 어린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작품의 이해도를 보다 높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한국어판 출판을 기념해 작가가 직접 한국어를 쓰고, 그려 만든 ‘자장가 이불’도 전시돼 작품과의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
| 전시장을 둘러보면 주최사인 남이섬과의 콜라보레이션이 눈에 띈다. 한국 일러스트 1세대 작가인 남이섬 강우현 대표와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남이섬 아티스트들과 작업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남이섬으로 들어갈 때 사용되는 이동수단인 ‘짚와이어’의 줄에 컬러를 입혀 재활용해 만든 ‘실 끝에 매달린 주앙’ 속 주인공이 덮는 이불, 남이섬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쇳조각을 재활용해 제작한 가림막, 직접 그린 도자기 등 남이섬 속 재료를 활용해 자연을 생각함은 물론 또 다른 동화세상을 구현했다. |
| 2010년에 열렸던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에서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인 ‘피스 스토리’의 브라질 대표참가로 참가한 계기로 우리나라와 연을 맺은 로저멜로는 ‘한국의 아트, 자연, 그리고 남이섬-남미(Nami-Nammi)’에 반해 재차 방한할 정도로 한국에 우호적인 작가다. 그를 디자인정글이 만났다. |
| Jungle : 한국에 6차례 방문했다. 방문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이번에 열린 개인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아트, 자연, 그리고 남이섬-남미(Nami-Nammi)가 나를 재방문하게 했다.
Jungle : 작업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가?
이슈에서 캐치하거나, 직접 조사하는 등 일상생활, 사회적 이슈, 사물 그 모든 부분이 영감의 원천이 된다.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말이다.
Jungle :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작업할 계획은?
이미 아시아와 관련된 책이 출판된 적이 있기에 지금은 현재 계획에 없다. 당시 출판된 책은 ‘깃털’이라는 작품으로, 중국 작가가 글을 쓰고, 제가 그림을 그린 책이다.
Jungle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아마존에 사는 가오리와 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준비 중에 있다.
뮌헨국제어린이도서관이 기획하고, 남이섬, 재단법인 노래의 섬이 주최하는 ‘로저멜로한국전-동화의 마법에 홀리다’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10월 15일까지 열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