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두 남자가 있다. 폰트를 만드는 두 명의 영국 디자이너, 해미쉬 뮤어(Hamish Muir)와 폴 맥닐(Paul Mcneil). 이들은 2010년부터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뮤어맥닐(Muirmcneil)' 스튜디오를 함께 경영하며, 파라메트릭*이라는 디자인 시스템에 의한 탐험과 시각 커뮤니케이션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 흥미로운 시스템의 결과로 나온 것은 바로 폰트. 오늘은 엄격한 그리드에 의한 기하학의 변주, 패밀리로의 확장성이 풍부한 '쓰리식스(Threesix)' 폰트를 소개하려 한다.
기사제공 ㅣ 타이포그래피 서울
* 파라메트릭(parametric): 여러 개의 독립적 변수를 사용한 공식에 의하여 정의되는 직선이나 곡선 또는 표면 등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으로서 컴퓨터 지원 설계(CAD) 시스템에 쓰이는 기법의 하나.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단순하게 컴퓨터 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곡선과 직선의 형태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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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디자이너를 소개하면, 우선 해미쉬 뮤어는 AGI 회원으로, 런던 기반의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8vo(octavo, 1985~2001)의 공동 설립자이자 인쇄술의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typography, 1986-92)의 공동 편집자였다. 그리고 폴 맥닐은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경험 있는 타이포그래피 전문 디자이너이고, LCC(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에서 대학원 과정을 가르치기도 했다. 둘은 몇 년 전 LCC에서 함께 워크숍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면서 만났다. '뮤어맥닐' 스튜디오의 시작은 2008년 기하학적 형태와 가독성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부터인데, 이때의 연구 때문에 그들의 독특한 폰트인 '쓰리식스'를 만들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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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식스'는 엄격한 기하학적 제약 조건 내에서 디자인한 폰트이다. 먼저 36유닛(unit)의 정사각형을 베이스로, 9유닛 간격의 사각형을 세분화하여 그리드 시스템을 만든다. 이 그리드를 초석으로 모든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 모든 글자는 수평, 수직 직선과 원호를 사용한 모듈 세트로 구성한다. 또한, 캡 하이트(Cap-height), 엑스 하이트(x-height), 어센트(ascent)와 디센트(descent)는 각 스타일의 굵기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한다. 디자이너 스스로 제약을 많이 걸고 몇 가지 규칙으로만 만든 만큼, 폰트에 일정한 규칙과 통일성이 잘 드러나 있다. | |
| '쓰리식스'는 8개의 굵기와 6가지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Threesix mono' 4종까지 합치면, 총 52종의 방대한 패밀리를 자랑한다. 패밀리의 구성은 숫자로 표현하는데, 스타일 이름은 10, 11, 20, 21, 30, 31로 표현하고, 굵기는 가장 가는 18부터 36, 54, 72, 90, 108, 144로 18의 배수로 표현한다. 굵기의 숫자는 직관적으로 느껴져 명쾌하지만, 스타일 이름은 기억하기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나름의 숨은 뜻이 있겠지만. 직선적인 형태의 Threesix(10)부터 동글동글한 외곽선을 가진 Threesix(31)까지. 같은 비례와 모듈을 사용했지만, 굵기와 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폰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
뮤어맥닐이 더 궁금한 사람을 위한 꿀팁! 영어리스닝이 가능하다면 팟캐스트를 통해 쓰리식스 폰트에 대한 에릭 슈피커만과 뮤어맥닐의 대화 듣기를 권한다. 팟캐스트 'talking types'를 검색! 또는 사운드 클라우드에서도 들을 수 있다. 또한, 뮤어맥닐의 쓰리식스 폰트 작업을 지면으로 보고 싶다면, 책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 쓰리식스의 시스템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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