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만에 국기 디자인 교체를 계획하고 있는 뉴질랜드 정부가 현재 국기와 경합을 벌이게 될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바로 뉴질랜드 출신 건축가 카일 록우드(Kyle Lookwood)가 디자인한 ‘은빛 고사리’다. 에디터 | 나태양(tyna@jungle.co.kr) 카일 록우드(Kyle Lookwood)의 '은빛 고사리(검정/파랑)' 앞서 뉴질랜드는 지난 8월 전문 패널이 선정한 40종의 대안 가운데 후보 네 작품을 뽑는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카일 록우드의 '은빛 고사리(검정/파랑, 빨강/파랑)' 2종과 앨로피 칸터(Alofi Kanter)의 '은빛 고사리(검정/하양)', 앤드류 파이페(Andrew Fyfe)의 '코루(Koru)'가 파이널리스트로 발표된 바 있으나, 에런 더스틴(Aron Dustin)이 디자인한 ‘레드 피크(Red Peak)’가 소셜 미디어 등 채널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막바지에 최종 후보군에 추가되었다. 최종 후보 결정 국민 투표에서 탈락한 국기 디자인 파이널리스트 4종. 시계 방향으로 카일리 록우드의 ‘은빛 고사리(빨강/파랑)’, 앨로피 칸터(Alofi Kanter)의 ‘은빛 고사리(검정/하양)’, 에런 더스틴(Aron Dustin)의 ‘레드 피크(Red Peak)’, 앤드류 파이페(Andrew Fyfe)의 ‘코루(Koru)’ 2015년 11월 20일부터 12월 11일까지 약 3주 간 진행된 대국민 선호도 투표에는 약 150만 명이 참여했다. ‘은빛 고사리(검정/파랑)’는 49%에 달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섯 후보 가운데 우승의 영예를 안았으며, ‘은빛 고사리(빨강/파랑)’ 역시 1.16%의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해 카일 록우드가 나머지 세 후보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를 득표한 셈이 됐다. 카일 록우드의 도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은 고사리’는 뉴질랜드의 고유 식물이자 국민에게 16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아 온 역사적 아이콘이다. 은 고사리의 이파리는 ‘아오테이어러우어(Aotearoa)’1)의 다문화적인 사회를,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줄기는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뉴질랜드인을 의미한다. 검정은 뉴질랜드의 과거를 상징하는 동시에 현대 키위(kiwi, 뉴질랜드인을 일컫는 애칭)들의 자긍심을 표현하며, 파랑은 태평양과 맑은 공기를 시각화한다. 마지막으로 네 개의 빨간 별로 이뤄진 남십자성은 뉴질랜드의 지정학적 위치를 의미한다. 1) 아오테이어러우어: 뉴질랜드를 가리키는 마오리어로, ‘길고 흰 구름의 땅’을 의미한다. 현재 뉴질랜드 국기(좌)와 경합을 벌이게 될 새 국기 디자인(우) 뉴질랜드 총리 존 키(John Key)는 유니언 잭 모티프를 사용한 현재의 뉴질랜드 국기 디자인이 식민주의 및 후기 식민주의 시대의 잔재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국기 교체를 추진해왔다. 내년 3월 뉴질랜드는 마지막 국민 투표를 통해 현 국기 디자인과 새로운 국기 디자인 가운데 승자를 가름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