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은 디자인의 아주 작은 부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런 변화에 민감한 분야가 바로 서체다. 이제 디자이너는 디지털 기기에서도 가독성이 높은 서체를 탐구해야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를 묻겠다. 최근 무엇을 통해 뉴스를 보는가? 신문? TV? 컴퓨터? 아님, 스마트폰? 아마 스마트폰이라 답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된다. 맞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읽는다.
환경의 변화는 기존의 전통매체에 고민을 안겨주었다. 인쇄보다는 디지털에 더 적합한 디자인과 내용을 선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이러한 변화에 맞춰 브랜드 전용 서체를 발표했다. 점점 작아지는 화면에서도 자신들이 전달하는 소식을 읽기 쉽도록.
새 서체의 이름은 BBC 리스(BBC Reith) 다. BBC의 창업자 존 리스(John Reith)의 이름에서 따왔다. 세리프와 산세리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체 무게는 총 4가지(Light, Regular, Bold, Extra bold)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게다가 라틴 문자뿐만 아니라 키릴 문자도 포함한다.
BBC Reith는 BBC 내부 디자인팀인 BBC GEL·UX&D과 서체 제작 스튜디오 ‘달튼 매그(Dalton Maag)’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두 회사는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BBC의 전통과 가치, 영국의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을 동시에 담은 서체를 디자인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제일 큰 목적은 디지털 환경에 맞는 서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BBC GEL 및 UX&D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는 “BBC Reith는 휴머니스트 서체로서, 수직적인 형태와 일정한 비율로 현대적인 느낌이 난다. 또한, 열려있는 카운터와 독특한 어센더, 좁은 문자 폭으로 가독성을 높였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BBC 스포츠에 적용된 서체는 모두 BBC Reith다. (이미지 출처: Studio Outfut)
새 서체를 처음으로 선보인 채널은 ‘BBC 스포츠(BBC Sport)’였다. 뿐만 아니라, BBC는 키 컬러, 그래픽, 모듈 시스템 등 BBC 스포츠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 리브랜딩 작업은 BBC의 내부 디자인팀인 ‘BBC 크리에이티브(BBC Creative)’와 영국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아웃풋(Studio Output)’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또한, 보다 일관되고 우아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전달하기 위해 BBC 마케팅팀, UX팀, TV 그래픽팀도 참여했다.
 BBC 앱에도 적용되는 BBC Reith. (이미지 출처: Studio Outfut)  BBC Reith는 어떤 기기에서도 읽기 쉽도록 디자인된 서체다. (이미지 출처: Studio Outfut) 한편, BBC는 전용 서체를 개발함으로써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BBC가 사용했던 서체는 헬베티카(Helvetica), 에리얼(Arial), 길산스(Gill Sans)였다. 이렇게 서로 다른 3개의 서체를 사용함으로써, 그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BBC의 새로운 서체 - BBC Reith는 순차적으로 BBC가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길산스가 적용된 BBC 로고는 변경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왜 그래야 할까?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오늘 밤부터 BBC 스포츠로 유럽 축구 리그를 볼 때는 글자를 유심히 봐보라. BBC Reith가 적용되었으니까 말이다.
자료제공_ BBC GEL(www.bbc.co.uk/gel/guidelines/typography), Studio Outfut(www.studio-output.com) | 
